대구도시개발공사, 공공임대주택 공사 도로·가스배관 '설계 무시' 시공···감독 부실 도마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대구도시개발공사가 추진 중인 북구 복현동 공공임대주택 건립공사에서 주변 도로와 도시가스 배관이 설계도서와 다르게 시공된 사실이 감사에서 잇따라 확인되면서 현장 관리·감독 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대구도시개발공사는 무허가 노후 건축물 거주민과 청년의 주거 안정을 위해 영구임대주택과 행복주택을 건립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은 주거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공공사업인 만큼 시공 품질과 안전 확보가 핵심이지만, 감사 결과 도로 정비부터 설계와 다른 시공이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공사는 배수 기능과 포장 보호를 위해 도로 양측에 L형 측구를 설치했지만, 대구시 감사실이 지난 4월 현장을 확인한 결과 일부 구간이 계획고보다 높게 시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측점 12~12+10.2 구간 우측 L형 측구는 계획보다 6~13㎝ 높게 시공됐고, 좌측 측구도 기울기가 맞지 않는 상태가 확인됐다. 배수시설이 설계 기준을 벗어나 시공되면서 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지 우려가 제기됐다.

주민 안전 문제도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폭 8m 도로 정비 구간 가운데 기존 주택과 도로 경계 사이 간격이 60㎝에 불과한 곳이 발견됐고, 출입문을 열면 차량 통행 공간을 침범해 충돌 위험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위원회는 해당 구간에 가속방지턱 설치와 노면 개선, 안전시설 보강 등 보행환경 개선 대책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도시가스 배관 역시 설계와 다르게 시공됐다. 전체 278세대 가운데 표본세대 2곳을 점검한 결과 설계상 '절연 U볼트' 대신 일반 U볼트와 절연테이프가 사용됐고, 고정장치도 설계상 U볼트 4개·클램프 4개에서 실제 U볼트 2개·클램프 3개만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위원회는 공사감독관이 도시가스 배관의 고정과 절연 상태를 관련 기준에 맞게 확인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구도시개발공사는 표본세대뿐 아니라 전 세대를 설계대로 재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부적정 시공이 공사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설계도서는 시공의 기준이며, 도로 배수시설과 도시가스 배관처럼 주민 안전과 직결되는 시설은 설계와 실제 시공이 일치하는지 지속적인 현장 확인이 이뤄져야 한다.

건설 분야의 한 전문가는 "L형 측구의 높이와 기울기 오차는 배수 성능과 도로 유지관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라며 "주택과 도로 사이 간격이 60㎝에 불과한 구간은 주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시가스 배관은 고정과 절연이 기본 안전 기준인 만큼 설계된 자재와 수량이 제대로 시공됐는지 감독 단계에서 확인했어야 한다"며 "표본 점검에서 문제가 확인된 만큼 전 세대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감사 지적사항과 관련해 "현재 내부적으로 필요한 조치 사항을 검토하고 있으며, 일부 사항은 이미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타 관련 기관과 협의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상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관련 기관과의 협의를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해 지적된 부분이 조속히 보완·시공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감사는 공공임대주택의 현장 품질관리와 건설사업관리 체계의 허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도로와 도시가스 시설의 부적정 시공은 주민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단순 재시공에 그칠 것이 아니라 설계와 다른 시공이 왜 현장 감독에서 걸러지지 않았는지 원인을 규명하고, 공사감독과 건설사업관리 체계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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