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대전=김소은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이하 전당대회)가 열린 17일,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 전시홀은 궂은 날씨에도 지지자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쏟아지는 빗속에도 전국에서 모인 당원들은 저마다 지지하는 후보들을 연호했고, 전시홀 앞은 후보 응원단 버스로 장사진을 쳤다. 북새통을 이룬 행사장 한편에 마련된 포토존은 설레는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당원들로 북적였다. 당 집계에 따르면 이날 전당대회 현장에 모인 인원은 1만여 명에 달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사실상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당대표 선거에서 친명(친이재명)계 김민석·송영길 후보와 정청래 후보가 대립각을 세운 구도는 최고위원 선거로도 그대로 이어졌다. 최고위원 선거는 친명계 5명(김용·김영호·서미화·박선원·임미애)과 친청(친정청래)계 3명(최민희·한민수·이성윤)으로 나뉘며 계파 대리전 양상을 띠었다.
현장에서 친명계 후보 지지자들은 ‘당·정·청 원팀’을 강조했고 정청래 후보 지지자들은 ‘의리’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현장에는 ‘사람이 의리가 있어야지’라는 현수막을 비롯해 정청래 후보를 응원하는 문구들이 가득했고, 춤을 추며 응원전을 펼치는 이들 사이에서는 “의리 있는 정청래를 응원한다”는 호응이 이어졌다.
최고위원 선거의 핵심 관전 요소는 당선권 턱걸이인 5위 다툼이었다. 최민희·박선원·한민수·서미화 후보 4명이 안정권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만큼 이성윤 후보와 김용 후보 중 누가 5위로 당선하느냐에 따라 차기 지도부의 향방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주 진행된 서울·경기·호남 경선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전체 권리당원의 70%가 집중된 지역인 만큼 이번 경선 결과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적중한 것이다.
경선 이후 이성윤 후보가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 기준 13.62%(20만9,167표)로 4위로 올라섰고 3위였던 한민수 후보(13.77%·21만1,479표)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5위였던 김용 후보(13.62%·20만9,167표)는 6위로 밀려났다. 표 차가 근소하게 벌어지자 7위와 8위에 머물던 임미애 후보와 김영호 후보는 김용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라는 배수진을 쳤다. 이처럼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 중 박선원·서미화 후보의 당선 윤곽이 잡히면서 현장에서는 김용 후보를 향한 지지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졌다. 남은 한 자리를 반드시 김용 후보에게 실어줘야 한다는 절박함이었다.
궂은 날씨 속에서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김용 후보의 이름을 외치는 지지자도 만날 수 있었다. 50세 남성 당원은 “모든 정권은 개혁이 시작할 때 가장 위기의 순간이라고 한다. 지금 이재명 정부가 그 순간”이라며 “개혁을 완성하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부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당 지도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게 바로 이 대통령과 한몸이었던 김용 후보다. 국민의 의견을 대통령에게 전달해 줄 수 있는 지도부 구성이 필요하고 그런 의미에서 김용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용 한 명의 당선이 아니라 민주당의 미래와 대한민국의 정치 방향을 위해 김용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김용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친명계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한 65세 여성 당원은 “너무나 간절하다. 신천지 의혹을 듣고 피가 말라가는 심정이었다”며 “이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서라도 오히려 계파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로 옆에서 진행된 정청래 후보 응원 현장에서 만난 한 여성 당원은 “정 후보에게 힘이 되고 싶어서 (응원 현장에) 오게 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52세 여성 당원은 “절절하다. 얼마나 간절한지 모른다”며 “민주당이 망할까 봐 마음이 너무 아프고 간절하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지지하는 후보는 달랐지만, 현장에서 만난 당원들은 모두 ‘당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으로 현장에 섰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본행사가 시작되고 각 후보의 이름이 호명되자 대의원들과 지지자들의 좌석에서는 열렬한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은 나비 모형의 드론을 띄우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당원들이 하나가 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어 진행된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축사, 주요 광역 단체장들의 호명 순간마다 현장은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그러나 모두 하나 되던 순간 한편에서는 아찔한 소동도 벌어졌다. 민주당 당원으로 전해진 한 남성이 행사가 시작되자 “5분만 발언할 기회를 달라”며 고층 구조물에 난입해 구조물을 흔드는 등 소동을 벌인 것이다. 현장에는 만일의 추락 사고에 대비해 에어매트가 급히 설치됐고, 전당대회가 잠시 정회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행사가 중단되자 일부 당원들 사이에서는 고성이 오갔고, 소동을 일으킨 인물을 향해 “신천지가 방해한다”며 당원 간 충돌이 일어나는 등 현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하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던 한 당원은 “잔치에 와서 무엇을 하는 것이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여러 소동과 과열 양상 속에서 선출될 민주당 신임 지도부의 임기는 이날 당선 확정 직후부터 곧바로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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