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베트남 누빈 '함양군 세일즈', 이제는 '지속가능한 사후 전략'으로 증명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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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경제] 지구촌 곳곳에서 K-푸드와 K-컬처의 열풍이 거세다. 바야흐로 글로벌 영토 확장의 시대, 지자체장들이 직접 가방을 메고 해외 시장으로 뛰어들어 세일즈 외교를 펼치는 풍경은 이제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임승제 기자(포인트경제)
임승제 기자(포인트경제)

최근 진병영 경남 함양군수를 단장으로 한 우호교류단이 베트남 호치민과 다낭, 동나이시 등을 관통하며 거둔 일련의 행보는 지자체 해외 개척의 전형적인 모범 답안을 보여주었다.

식품 박람회에서의 500만 달러 규모 수출 협약·상담 성과부터 다낭시와의 자매결연 승계, 그리고 고질적인 농촌 인력난 해소를 위한 동나이시와의 계절근로자 도입 협약까지. 이번 베트남 방문은 농업, 경제, 인적 교류라는 삼박자를 빈틈없이 챙긴 전방위적 행정의 결정판이었다.

'세일즈 외교'의 화려한 성적표, 그 이면의 냉정한 현실

이번 방문이 거둔 외형적 성과를 가볍게 치부할 일은 결코 아니다. 국제전시연맹(UFI) 인증을 받은 '2026 호치민 국제식품박람회'에서 함양의 산양삼 가공품, 수제 식초, 부각, 냉면 등 토속적 자원이 고스란히 담긴 농식품들은 현지 바이어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특히 NH농협무역과의 삼자간 업무협약을 통해 향후 3년간 안정적인 유통망과 마케팅 지원의 든든한 발판을 마련한 것은, 일회성 이벤트성 행사에 그치지 않겠다는 실질적 의지의 표현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더해, 농촌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인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나이시를 직접 찾아 한국어 교육 시스템 구축을 세심하게 점검하고 현지 근로자들을 격려한 대목은 행정의 치밀함을 보여준다. 캄보디아와의 도입국 다변화 추진까지 맞물리며 함양군은 농정의 가장 큰 난제를 정면으로 돌파하고 있다.

그러나 화려한 'MOU(양해각서) 체결'이라는 수치와 박수갈채 뒤에는 늘 냉정한 현실이 도사리고 있다. 지자체가 이끄는 해외 순방이 고질적으로 성과주의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는 점은 언론과 전문가들이 꾸준히 지적해 온 대목이다.

MOU가 실제 수출 계약이나 지속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실효 전환율은 그리 높지 않다. 현지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과 복잡한 유통 규제, 만만찮은 물류 비용의 장벽을 넘지 못한다면 종이 위의 약속으로 전락할 위험이 늘 상존하기 때문이다.

실질적 성과 창출을 위한 함양군의 3대 보완점과 과제

그렇다면 함양군이 이번 베트남 성과를 일회성 홍보성 이벤트가 아닌, 지역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실질적 도약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무엇을 보완해야 할까.

첫째, MOU 체결 이후의 '사후 관리 프로세스'의 제도화가 시급하다. 협약 이후 참여 기업들이 실제로 베트남 현지 통관 과정, 바이어와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현지 마케팅 비용 등에서 겪는 실무적 애로사항을 군이 밀착 지원하는 전담 창구나 후속 모니터링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가동돼야 한다. 행정은 다리만 놓아주고 나머지는 개별 기업에 맡기는 구조로는 글로벌 시장의 거센 파고를 넘기 어렵다.

둘째, 현지 맞춤형 상품 고도화와 스토리텔링의 현지화다. '지리산의 기운', '청정 함양'이라는 거대 담론은 국내 소비자용에 가깝다. 베트남의 젊은 층과 중산층 소비자들이 실제로 열광하는 라이프스타일과 트렌드에 발맞추어, 산양삼 스틱이나 가공식품의 패키징, 기능성 소구 포인트를 현지 언어와 문화적 감성에 맞게 전면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셋째, 외국인 계절근로자 정책의 '질적 관리' 체계 확립이다. 동나이시와의 협약으로 인력 수급의 숨통은 텄지만, 이들이 현지에서 받은 한국어 교육이 실제 농가 현장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안전사고 예방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현장 피드백을 수시로 받아야 한다.

나아가 이들이 함양에서 성실히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고국으로 돌아가 함양 농식품의 민간 홍보대사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까지 내다봐야 한다.

'일회성 이벤트' 넘어선 지속가능한 로컬의 힘을 증명할 때

진병영 군수와 우호교류단의 이번 베트남 행보는 분명 함양의 이름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침체된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값진 도전이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현장의 박수갈채와 보도자료 속 수치를 넘어, 맺어진 인연들을 실질적인 '함양 농가 소득 증대'와 '지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재도약'이라는 굵직한 결과물로 증명해 내는 것이다.

화려한 출정식의 환호보다 더 중요한, 치열하고 세심한 사후 전략 속에서 진정한 '글로벌 함양'의 미래가 빛을 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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