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김경현 기자] 이런 경기가 있다니.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로 경기의 향방이 결정됐다. 김건희(키움 히어로즈)의 절실함이 운을 승리로 바꿨다.
김건희는 1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 6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타자의 삼진은 좋지 않은 기록이다. 이날은 달랐다. 김건희의 '삼진'이 팀을 구했다.
8회초 키움의 패색이 짙었다. 양 팀이 1-1로 팽팽히 맞서던 상황. 무사 1루에서 문정빈이 리드를 가져오는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이때 LG의 승리 확률(WPA)은 84.3%에 달했다.
기적이 일어났다. 이어진 8회말 2사 만루. 김건희가 타석에 섰다. 투수는 우강훈. 초구 몸쪽 높은 직구에 파울. 2구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커브에 헛스윙을 했다. 3구 커브가 더욱 떨어졌다. 김건희는 이번에도 헛스윙 삼진.
그런데 공이 박동원의 글러브에 맞고 뒤로 흘렀다. 곧바로 상황을 파악한 김건희는 1루로 질주했다. 3루 주자 맷 데이비슨은 홈인. 김건희도 송구보다 빨리 1루를 밟았다. 공식 기록은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 출루. LG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원심이 유지됐다. 4-3 키움의 역전.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원종현이 9회 마무리를 위해 등판했다. 2사 이후 실책과 볼넷으로 2, 3루 위기가 찾아왔으나, 문정빈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경기를 끝냈다.

경기 후 김건희는 "오늘 같은 접전에서 승리할 수 있어 기쁘다. 이런 경기에서 승리하면 선수들도 배우는 것이 많은데 승리에 일조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득점과 연결되진 못했으나 5회 두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쳤다. 김건희는 "매일 경기 하루에 하나씩은 안타를 치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하고 있다. 안타를 때려내서 최소한의 역할은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8회 낫아웃 폭투에 대해서 "진짜 치고 싶었다. 너무너무 치고 싶었다. 초구에 파울을 치고 큰일 났다 싶었다. 2구도 헛스윙을 하고 마음을 비웠다. '진짜 하나만, 하나만'하고 되뇌고 있었는데 헛스윙을 했다. '아' 하고 있는데 공이 빠져서 전력으로 뛰었다"고 돌아봤다.
선수들 반응은 어땠을까. 김건희는 "그냥 다 웃으시더라. 일부러 스윙했냐고도 하셨다"라며 껄껄 웃었다.
그러더니 진지한 얼굴로 "삼진을 먹고 점수가 났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다. 이런 경우는 야구하면서 처음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건희는 "개인적인 기록도 중요하지만 팀이 일단 이겨야 하지 않나. 선배님들도 다 같은 생각이고,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이런 운도 따르지 않나 싶다"라고 밝혔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메이저리그의 전설 요기 베라가 남긴 말이다. 김건희가 다시 한 번 왜 명언인지 입증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