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상반기 3조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스페이스X 투자 평가이익이 실적을 크게 끌어올린 가운데 국내외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연금, 해외사업에서도 성장세가 이어졌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오랫동안 강조해온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이 대규모 투자성과뿐 아니라 고객자산과 해외사업을 확대하는 사업 구조로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실적은 단순히 스페이스X 투자 한 건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회사는 스페이스X 평가이익을 제외한 상반기 세전이익도 1조3204억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WM·연금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수익 기반과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 디지털 경쟁력 강화가 실적을 함께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 상반기 순익 2.9조…스페이스X 빼도 세전익 1.3조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세전이익 3조8863억원, 당기순이익 2조907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49%, 338% 증가한 규모다.
2분기만 놓고 보면 세전이익은 2조5287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905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각각 86%, 90% 늘었다. 회사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라고 강조할 정도의 규모다.
다만 숫자의 상당 부분에는 스페이스X 투자 평가이익이 반영됐다. 2분기에만 약 1조6242억원의 스페이스X 평가이익이 발생했고, 상반기 누적으로는 2조5659억원에 달했다.
이를 제외하면 상반기 연결 세전이익은 1조3204억원이다.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콘퍼런스콜에서 “중요한 것은 스페이스X 성과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미래에셋증권의 경상적인 이익 창출력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WM·연금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수익 기반과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았다.
◇ 박현주가 강조한 ‘글로벌 자산배분’…실적의 무대도 해외로
미래에셋증권의 이번 실적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해외사업과 고객자산의 성장이다. 이강혁 미래에셋증권 경영혁신부문 대표(전무)는 “국내 주요 비즈니스인 브로커리지, WM, 트레이딩 부문에서 고른 이익 성장세를 유지하며 다시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해외법인은 경상수익 성장과 투자자산 평가이익에 힘입어 2분기 세전이익 약 6091억원을 기록했다. 해외법인의 연결 세전이익 기여도는 약 24%로 전분기보다 6%포인트 확대됐다. 미국 37%, 홍콩 35%, 런던 18%, 인도 5% 등 주요 거점에서 고른 성과를 냈다.

국내외 주식 예탁자산과 금융상품 고객자산을 합친 총 고객자산은 693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9% 증가했고, 해외법인 고객자산까지 포함한 전체 고객자산(AUM)은 784조원으로 확대됐다. 이 전무는 이 같은 고객자산 확대와 함께 글로벌 투자 플랫폼 구축을 미래에셋증권의 주요 전략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는 박현주 회장이 미래에셋을 키우면서 강조해온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과 맞닿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통합보고서에서도 AI와 데이터 기반 투자정보, 웰스테크 등을 활용해 고객별 글로벌 자산배분을 강화하고 해외주식과 연금 등 글로벌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실제 2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625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6%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다시 썼다. 국내 주식 수수료 수익은 4453억원,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1803억원으로 각각 전분기보다 31%, 52% 늘었다.
글로벌 자산배분이 단순히 해외 투자상품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주식 거래와 WM·연금, 해외사업을 함께 키우는 사업 구조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 고객자산 784조…‘증권사’에서 글로벌 투자 플랫폼으로
WM 부문에서도 성장세가 이어졌다. 2분기 WM 수수료 수익은 131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6% 늘었다. 금융상품 고객자산은 254조4000억원으로 14% 증가했고, 연금자산은 80조8000억원으로 26% 늘며 사상 최대치를 다시 썼다.

이 전무는 향후 전략에 대해서도 “고객이 전 세계의 투자 기회를 하나의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미래에셋증권의 중요한 전략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연결하는 차세대 자산관리 생태계를 구축하고, 미국·싱가포르·일본·호주 등으로 플랫폼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홍콩에서 글로벌 투자 플랫폼 ‘맵스’를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향후 글로벌 MTS를 기반으로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아우르는 온라인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사업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 ‘3조 실적’의 다음 관전 포인트는 글로벌 자산의 질
이번 실적은 스페이스X라는 대형 평가이익이 단번에 숫자를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일회성 요인을 떼어놓고 볼 필요가 있다. 동시에 이를 제외한 세전이익도 1조3204억원에 달했고, 브로커리지·WM·연금·해외사업이 함께 성장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특히 고객자산이 784조원까지 늘어난 것은 미래에셋증권의 수익 기반이 단순한 자기자본 투자 성과를 넘어 고객자산을 운용·관리하는 방향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결국 박현주 회장이 오랫동안 강조해온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의 성패는 해외에서 얼마나 큰 투자이익을 거두느냐에만 달린 것이 아니다. 국내 고객의 자산을 글로벌 자산으로 연결하고, 해외 고객까지 미래에셋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면서 WM·연금·브로커리지 수익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키우느냐가 핵심이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콘퍼런스콜에서 “고객의 자산이 성장하고 회사의 이익 기반이 안정적으로 확대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어내고 그 성과가 다시 주주가치로 연결되는 것”을 기업가치의 본질로 제시했다.
스페이스X가 만든 2조원대 평가이익으로 시작된 이번 ‘3조 실적’이 박현주 회장의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한 단계 더 확장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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