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회복 지연으로 돈을 빌리고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차주가 급증하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부실 채권 규모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무수익여신 잔액은 총 6조41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5조65억원)보다 28.0% 급증한 수치로, 5대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이 6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여신에서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0.34%로 상승해 2020년 2월(0.3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돼 은행이 이자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이른바 '깡통 대출'을 의미한다. 5대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2022년 말 2조7902억원, 2023년 말 3조5090억원, 2024년 말 4조3736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이어왔다.
기업대출 부실 가파른 증가세… 가계보다 심각
부실징후는 가계보다 기업대출 부문에서 확연히 짙게 나타났다. 기업 무수익여신 잔액은 지난해 말 3조4087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조6498억원으로 불과 반년 만에 36.4% 급증했다. 이에 따라 기업대출 중 무수익여신 비중도 0.32%에서 0.42%로 0.10%포인트 올랐다.
반면 가계 무수익여신 잔액은 같은 기간 1조5978억원에서 1조7610억원으로 10.2% 늘어 상대적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가계대출 내 무수익여신 비중 역시 5분기 연속 0.09%를 유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고금리 장기화와 내수 부진,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기업과 개인 차주의 상환 능력이 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은행권, 상각·매각 및 선제적 충당금 적립으로 건전성 강화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자 은행권은 건전성 관리 기조를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부실 징후 여신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한편, 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차주에게는 채무 조정과 만기 연장 등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부실 채권은 선제적으로 상각하거나 매각해 무수익여신 비중을 낮추고,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하는 등 위험 관리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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