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기자의 ‘드라이빙’] 볼보 EX90, ‘돈값’하는 성능… 글라스루프는 글쎄

시사위크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전면 디자인은 약간 밋밋한 느낌이다. / 제갈민 기자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전면 디자인은 약간 밋밋한 느낌이다.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지난 4월 국내 출시를 알린 플래그십 SUV 전기차 ‘볼보 EX90’ 모델이 이달 초 국내 인증을 마치고 출고를 시작했다. 이를 기념해 볼보자동차코리아에서는 미디어 시승행사를 진행했는데, 소위 ‘돈값’은 한다고 느껴졌지만 출력이 과할 정도로 넘쳐 ‘안전’을 중시하는 볼보자동차와 대비되는 느낌도 존재했다.

지난 4일 진행된 볼보자동차코리아 EX90 미디어 시승행사에는 전 모델 트윈모터 퍼모먼스 모델로 마련됐다. 볼보 EX90 트윈모터 퍼포먼스의 국내 출시 가격은 1억2,120만원과 1억2,320만원 두 가지로 구성됐다. 시트 구성에 따라 가격 차이가 발생하며, 7인승이 조금 더 저렴하고 2열 캡틴 시트가 탑재된 6인승이 약간 비싸다.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측면. / 제갈민 기자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측면. / 제갈민 기자

외관 디자인은 볼보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잘 녹여냈다. 헤드램프 내 주간주행등 형상은 ‘토르의 망치’ 모양으로 디자인해 멀리서 보더라도 볼보차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기존 내연기관 모델과 달라진 점은 후면이다. 테일램프는 후면 유리창 좌우에 세로로 미등을 설치했고, 테일게이트 좌우에 ‘ㄷ(디귿)’ 모양으로 미등과 방향지시등, 후진등을 디자인했다. 세로형 미등과 ‘ㄷ’ 모양의 미등은 분리가 돼 있는데, 기존의 볼보 디자인을 살리면서도 약간 달라진 점이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볼보의 색깔을 잘 살린 것처럼 느껴진다. 다만 전기차 모델 특성상 전면 라디에이터그릴이 없어지면서 밋밋한 느낌이 적지 않은데, KGM의 코란도나 티볼리 같은 느낌도 약간 느껴진다.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후면. / 제갈민 기자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후면. / 제갈민 기자

실내에서는 2열 편의성과 3열 활용도를 고려하면 6인승을 선택하는 게 좋을 것 같다. 2열 시트를 조금 앞으로 당겨 앉으면 3열에도 충분히 1∼2명 탑승이 가능하지만, 시트가 약간 낮게 설계돼 허벅지가 뜨고 무릎을 반쯤 접고 앉아야 해 불편함은 어쩔 수 없다. 그나마 6인승 모델은 2열 가운데 시트가 없어 3열 탑승객이 그나마 다리를 뻗을 수 있다. 6인까지 탑승할 일이 많지 않으면 7인승을 선택하고 3열은 접어둔 채 적재함으로만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실내 인테리어는 긍정적으로 표현하면 볼보가 지향하는 북유럽의 단조로움을 강조한 럭셔리 ‘스칸디나비안 모던 럭셔리’를 잘 녹여냈다고 얘기할 수 있다. 반대로 ‘단조롭다’, ‘심플하다’, ‘고급차와는 거리감이 있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나마 실내 소재를 부드러운 가죽과 최고급 물푸레나무(애쉬 우드) 등을 사용하며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1열 운전석. / 제갈민 기자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1열 운전석. / 제갈민 기자

이밖에도 바워스 앤 윌킨스(B&W) 오디오 시스템을 탑재했으며, 천장은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글라스루프를 탑재해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주행에 나서면 볼보 EX90의 폭발적인 성능을 체감할 수 있다.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모델은 최고출력 500㎾(670.5마력), 최대토크 795Nm(81.1㎏·m)에 달한다. 단순 제원상 성능을 비교한다면 람보르기니 우루스S 모델(최고출력 666마력, 최대토크 86.7㎏·m)과 비슷한 수준이다. 사실상 슈퍼 SUV급인 셈이다.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1열 및 2열. 2열 공간은 넉넉하며, B필러 부분에 공조기가 추가로 설치됐다. 천장은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가 설치됐다. / 제갈민 기자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1열 및 2열. 2열 공간은 넉넉하며, B필러 부분에 공조기가 추가로 설치됐다. 천장은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가 설치됐다. / 제갈민 기자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모델의 진가를 느끼기 위해서는 직선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보면 된다. 전기차라는 특수성이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로켓마냥 튀어나가는 가속력은 마치 놀이공원에 있는 아트란티스 롤러코스터가 출발하는 수준을 방불케 한다.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익사이팅’한 주행 성능이다.

다만 볼보자동차가 ‘안전’을 최우선시 한다면서 이만한 출력의 전기차를 굳이 만들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무지막지한 괴물을 만들어 낸 볼보의 속내는 ‘수익성’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볼보자동차는 스스로 ‘스칸디나비안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얘기하지만 ‘럭셔리 브랜드’는 아닌 만큼 최대한 가격을 높여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출력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인 주행 성능은 만족스러우면서, 동시에 과하게 느껴졌다.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B&W 스피커 트위터(왼쪽 위), 대시보드 앰비언트라이트(오른쪽 위), 2열 공조기 조작부(왼쪽 아래), 그리고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오른쪽 아래). / 제갈민 기자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B&W 스피커 트위터(왼쪽 위), 대시보드 앰비언트라이트(오른쪽 위), 2열 공조기 조작부(왼쪽 아래), 그리고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오른쪽 아래). / 제갈민 기자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오디오가 일품이다.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에는 B&W 오디오 가 탑재됐다. 실내 스피커 개수는 25개, 오디오 출력은 1,610와트(W)에 달한다. 동급 경쟁 모델의 오디오 성능을 살펴보면 스피커 개수는 대체로 15∼18개, 오디오 출력은 710∼775W 수준이다. 그나마 제네시스 GV80 모델이 뱅앤올룹슨(B&O) 1,400W 출력의 오디오 시스템을 품었으나,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는 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아래급 EX90 트윈 모터 모델도 보스 오디오를 탑재했으며 스피커는 14개, 출력은 940W에 달한다.

시승모델인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는 실내에서 음악을 재생하면 이 차를 왜 사야 하는지를 느낄 수 있다. 마치 콘서트홀에 와 있는 듯한 풍부한 음향, 그러면서도 깔끔한 음질은 여태 수많은 차량을 시승하면서도 경험하지 못한 최고 수준의 오디오다.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계기판. / 제갈민 기자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계기판. / 제갈민 기자

주행보조 기능도 만족스럽다. 스티어링휠 오른쪽 뒤편에 설치된 기어레버를 드라이브(D)에서 한번 더 아래로 내리면 주행보조 기능인 파일럿어시스트를 활성화할 수 있다. 파일럿어시스트를 사용하면 기본적인 차간거리 조절과 속도 유지는 기본이며 차로 중앙 유지부터 앞차와 간격을 카메라로 읽고 완전 정차와 재출발까지 지원한다.

저속 구간에서 잠시 손을 떼고 주행을 했을 때는 굽은 차로를 따라 안정적으로 주행을 이어갔다. 장시간 손을 떼고 있으면 스티어링휠을 잡으라는 알람이 울리지만 한번 다시 잡고 떼면 다시 일정 시간 동안은 스스로 차로를 따라 안정감 있게 주행을 지속한다. 차선 중앙 유지 능력과 차간 거리 조절이 인위적이지 않고 매우 자연스러워 도심 정체 구간에서 요긴하게 사용하 수 있을 것으로 느껴졌다.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1열 주요 수납공간. / 제갈민 기자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1열 주요 수납공간. / 제갈민 기자

장점만 있을 수는 없다. 볼보자동차의 신차는 대부분 대시보드 중앙의 터치 디스플레이에서 모든 것을 조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면서 물리 버튼을 극단적으로 줄였는데, 조작은 여전히 불편하다. 공조장치는 그나마 빠른 조작 버튼(퀵 버튼)이 있어 나은 수준이지만 좌우 사이드미러 조작이나 스티어링휠 틸트&텔레스코픽(상하전후 조작) 기능마저 디스플레이에서 설정에 진입한 후 스티어링휠 오른쪽 화살표 버튼으로 조작을 해야 해 불편함이 상당하다.

스티어링휠 조작은 전동조작 레버 하나만 설치하면 간단한데도 굳이 디스플레이에서 찾아 들어간 후 스티어링휠 버튼으로 조작을 하는 불편함을 고집하는 이유는 이해하기 어렵다.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7인승 모델 적재함. / 제갈민 기자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7인승 모델 적재함. / 제갈민 기자

또한 파노라믹 글라스루프는 EX90 실내의 넓은 개방감을 극대화해 주는 핵심 디자이너 요소지만 우리나라의 여름철 기온을 감안하면 불편한 옵션으로 꼽히기도 한다. 자외선(UV)과 태양열 차단이 가능한 불투명 조작 기술이 적용됐다고는 하나, 쨍쨍한 한여름 땡볕 아래에서는 루프를 통해 들어오는 열기를 100% 차단하기에 역부족이다. 에어컨을 강하게 틀어도 머리 위로 전해지는 은근한 열감은 다소 부담스럽다. 햇빛 차단막(선셰이드)의 부재나 추가적인 틴팅 작업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메인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전비 트립. / 제갈민 기자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메인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전비 트립. / 제갈민 기자

볼보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 시승은 편도 30㎞, 왕복 60㎞로 이뤄졌다. 주행 간 전력소비효율(전비)은 24.8∼26㎾h/100㎞로, 3.8∼4㎞/㎾h 수준이다. 한국에너지공단 수송통합운영시스템에 공개된 복합 연비 3.8㎞/㎾h와 거의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덩치를 감안하면 무난한 수준으로 느껴진다. 배터리 완전 충전 시 주행가능한 거리는 448㎞로 인증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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