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과정에서 양사 조종사노동조합 직원들 사이에서 ‘서열 제도(시니어리티)’를 두고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내년 1분기 내에 합병을 마무리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 저비용항공사(LCC) 3사의 경우 아직까지 갈등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먼저 대한항공조종사노조(KAPU)와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APU)의 갈등은 합병 후 기장·부기장 조종사(운항승무원)들의 서열을 어떻게 줄 세울지에 대해 논의가 시작되면서 일어났다. 대한항공은 과거부터 신입 부기장을 채용할 때 지원 자격으로 최소 비행시간 1,000시간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최소 지원 자격 비행시간이 300시간으로 알려졌다. 이 기준은 10년도 더 전부터 변하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이런 기준을 놓고 보면 신입 부기장 채용 공고에 지원하는데 있어 대한항공의 문턱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조종사들은 비행시간을 700시간 더 채우려면 최소 1년 6개월, 길게는 2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말한다. 비용도 1억∼2억원 정도가 더 든다. 양사의 부기장 수습 기간도 대한항공이 2년, 아시아나항공은 1년으로 다르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조종사노조는 채용 과정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입사일’만을 따져 서열을 정하게 되면 대한항공 부기장들 입장에서는 억울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조종사 경력 논쟁은 계열 LCC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채용 기준을 대한항공과 동일하게 적용해 신입 부기장 채용 최소 지원 자격을 ‘비행경력 1,000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10여 년 전부터 현재까지 동일하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계열 LCC는 에어부산이 지난해 신입 부기장 채용까지 비행경력을 ‘250시간 이상’으로 이어오다가 올해 들어 진에어와 동일하게 ‘1,000시간 이상’으로 변경했다. 에어서울은 2018∼2020년 기간 신입 부기장 채용 시 최소 비행경력을 ‘250시간 이상’으로 명시했는데, 이후 2021∼2022년부터 민간 출신은 최소 비행시간 ‘500시간 이상’으로 기준이 상향됐으며 현재는 재차 상향돼 ‘1,000시간 이상’이 최소 기준이다.
신입 부기장 채용 후 실무 투입 전 교육 기간도 진에어가 1년, 에어부산은 8개월로 다르다.
뿐만 아니라 LCC 3사는 급여 체계도 다르고,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운항·객실승무원 및 사무직들의 급여 수준도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중에서는 진에어의 급여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전해진다.
아직까진 LCC 3사의 시니어리티 갈등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다만, 합병이 본격화되면 입사 시기가 비슷한 LCC 3사의 직원들 간 서열 다툼 및 급여 관련 불만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러한 점을 진에어에서도 인지하고 있으며, LCC 통합과 관련해 임시주주총회나 시니어리티 관련 설명회를 계획 중에 있다. 다만 아직 시점을 특정하지는 못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진에어 통합 LCC 본사 위치도 아직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아 조만간 이와 관련된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모회사와 달리 갈등 없이 합병을 이뤄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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