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곳곳서 '송전선로 건설 반대' 확산…전국대행진단 서울까지 행진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장거리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을 둘러싸고 충남을 비롯한 경과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남 해남에서 출발한 '용인 반도체 산단 재검토·송전탑 반대 전국대행진단'은 호남과 충청을 거쳐 충남에 도착한 가운데 이번 주 홍성·당진·서산·공주 등에서 잇따라 집회와 행진을 이어간다.


대행진단은 지난달 30일 전남 해남을 출발해 광주와 전북, 대전을 거쳐 11일 만에 충남에 도착했다. 이들은 폭염 속에서도 송전선로 예정지역을 돌며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송전선로 건설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행진에는 화물차 등이 참여했으며, 참가자들은 대형 깃발과 홍보물을 내걸고 송전선로 건설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이 가장 크게 문제 삼는 것은 수도권에 조성되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전력 공급을 위해 호남에서 충청을 거쳐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송전망을 건설하는 방식이다.

대행진단은 "수도권을 위해 더 이상 지역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반도체 산업단지를 전력 생산이 가능한 충남과 호남 등을 중심으로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충남의 경우 이미 전국 최대 수준의 발전시설과 송전망이 집중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행진단에 따르면 충남에는 보령·태안·당진·서천 등에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가 들어서 있으며, 도내에서 생산된 전력 상당량이 수도권으로 공급되고 있다. 또 충남에는 4천 개가 넘는 초고압 송전탑이 설치돼 있는 가운데 한국전력이 345kV급 신규 송전선로 10개 노선을 추가로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거론되는 노선은 △신계룡~신정읍 △신계룡~북천안 △신계룡~신임실 △새만금~신서산 △북천안~신기흥 △군산~북천안 △신탕정~신판교 △신중부~신용인 △새만금~청양 △청양~고덕 등이다.

대행진단은 "한 지역에 초고압 송전탑을 겹겹이 쌓아 올리는 것이 정부가 말하는 균형발전이냐"며 "석탄발전소도 충남, 가스발전소도 충남, 송전탑도 또 충남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충남의 송전선로 지중화율은 1%대로 전국 최저 수준"이라며 "다른 지역이 누리는 전기를 보내면서도 정작 피해를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배려조차 받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대행진단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입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수도권 규제와 지역균형발전 원칙을 고려할 때 첨단산업단지를 수도권에 집중시키는 대신 전력 생산지와 가까운 지역으로 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을 지방으로 분산 배치하거나 수도권이 자체적으로 재생에너지를 확보한다면 충남에 새로운 송전철탑을 건설할 필요가 없다"며 "아무런 논의나 검토 없이 용인 국가산단을 강행하는 것은 지방에 사는 주민에게 희생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대행진단은 첨단산업과 국가 경쟁력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며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에서 사용하는 데 필요한 송전선로라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도권이 전력 수요를 줄이거나 재생에너지를 확보하려는 노력 없이 지방에 송전선로 건설 부담만 떠넘긴다면 단 1kW의 전기도 보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행진단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및 장거리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 계획 원점 재검토 △송전선로 입지선정위원회 절차 즉각 중단 △전력 소비지 인근에서 생산하는 '에너지 지산지소' 원칙의 국가전력망 정책 반영 △주민·전문가·정부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기구 설치 등을 요구했다.

전국대행진단은 이번 주 충남 각 지역에서 집회와 행진을 이어간 뒤 오는 20일 서울 청와대로 향할 예정이다. 대행진단 관계자는 "40년간 발전소를 짊어져 온 충남에 또다시 초고압 송전선로를 강요하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며 "해남에서 시작해 충남을 지나 서울까지 국민과 함께 걸으며 정의로운 전력망과 지역이 함께 살아가는 대한민국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송전선로 건설 문제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라는 국가적 필요성과 함께 송전선로가 통과하는 지역 주민들의 재산권·환경권·건강권 및 지역균형발전 문제까지 맞물려 있어 향후 정부의 입지 선정과 주민 협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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