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올해 하반기 첫 시작인 지난달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브랜드인 토요타와 혼다의 희비가 엇갈렸다. 토요타는 신차 효과를 등에 업고 ‘연간 판매 1만대’를 향해 달려 나갔지만, 올해를 끝으로 한국 시장에서 승용차 사업을 중단하는 혼다는 수입차시장 판매 꼴찌로 내려앉았다.
먼저 한국토요타자동차와 혼다코리아의 상반된 실적의 원인은 신차 포트폴리오 구성 차이에서 명확히 나타난다. 토요타는 2023년 신임 사장으로 부임한 콘야마 마나부 대표이사 체제 하에서 빠르게 신차를 도입하며 더 많은 소비자를 공략하고 나섰다. 반면 혼다는 이지홍 대표이사 체제에서 ‘선택과 집중’을 전략으로 삼고 라인업을 축소한 결과 부진에 빠졌고, 결국 올해를 끝으로 한국에서 승용차 사업을 접게 됐다.
타케무라 노부유키 전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 후임으로 부임한 콘야마 사장은 “한국은 소비자들이 새로운 트렌드를 찾는 역동적인 시장”이라 평가했으며, 이에 맞춰 다양한 신차를 차례로 들여왔다. 토요타 브랜드가 지난 3년간 선보인 신차는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크라운 크로스오버 △하이랜더 △알파드 △5세대 풀체인지 프리우스 5개 모델이다.
토요타 라브4 모델 중 처음으로 PHEV 모델이 출시됐고, 크라운 크로스오버도 국내에 공식 도입된 것은 처음이다. 토요타의 준대형 SUV인 하이랜더와 미니밴 알파드 모델도 국내에는 처음 발을 딛은 신차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면서 시장을 확대해 나간 행보로 평가된다.
현재 토요타가 국내 시장에서 판매 중인 모델은 총 8종이다. 이 가운데 스포츠카 GR86 모델을 제외하면 모든 모델이 하이브리드(HEV) 파워트레인을 탑재하고 있으며, 프리우스와 라브4 모델은 PHEV 모델도 마련했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한 토요타는 2022년 연간 판매대수 6,259대에서 2023년 8,495대까지 크게 늘었고, 이어 2024년과 2025년에는 각각 9,714대, 9,764대 신차 판매를 기록했다. 올해는 최근 출시된 6세대 라브4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의 신차 효과를 등에 업고 6월과 7월 연이어 1,000대 이상 월간 판매를 달성하며 부활을 알렸다.
토요타는 6월 1,401대, 이어 지난달에는 1,340대 신차 판매를 달성했다. 7월 판매량 기준으로는 테슬라·BMW·메르세데스-벤츠·BYD·렉서스 5개 브랜드에 이어 수입차 6위 기록이다.
토요타의 부활을 이끈 모델은 신형 라브4다. 신형 라브4는 두 달 연속 600대 이상 판매를 기록했다. 가격이 소폭 인상됐음에도 넉넉한 실내 공간과 연료효율, 다양한 편의사양 등 상품성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수입차로 평가되기 때문에 꾸준히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현재 판매 추이에 비춰보면, 토요타는 올해 7년 만에 ‘1만대 클럽’에 다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반면 혼다는 지난달 신차 판매 대수가 11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롤스로이스 판매량 12대보다 적은 실적이다.
혼다 차량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줄어든 이유는 올 연말부터 혼다가 승용차 사업을 중단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에 앞서 라인업을 축소하고 ‘원 프라이스(정찰제) 온라인 판매’로 세일즈 방식을 전환한 점도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혼다는 2019년 4∼5월 국내 시장에 신차 △시빅 스포츠 △HR-V를 차례로 선보였다. 두 모델은 일본차 브랜드 중에서 몇 없는 소형 세단·SUV라는 점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춘 모델이다.
그러나 혼다코리아는 단 2년만인 지난 2021년 시빅 스포츠와 HR-V의 국내 판매를 중단했다. 토요타가 라인업을 확대한 것과는 정반대로 라인업을 축소하고 나선 것이다. ‘선택과 집중’으로 평가할 수도 있지만 △어코드 △CR-V △파일럿 △오딧세이 단 4개 모델만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란 쉽지 않았다.
특히 어코드 HEV나 CR-V HEV가 직접적인 경쟁 모델인 토요타 캠리 HEV, 라브4 HEV(5세대) 모델보다 비싼 가격에 출시된 점은 소비자들로부터 선택을 받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판매 부진이 지속되자 혼다코리아는 지난 4월 23일 오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올해를 끝으로 한국 시장에서 승용차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간 혼다의 한국 시장 공략은 다소 소극적이었다. 해외시장에서는 약 20종에 달하는 모델을 갖춰 판매를 이어오고 있는 반면, 국내에는 단 4종만 들여온 것이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혼다 모델을 살펴보면 SUV 모델만 △HR-V △CR-V △CR-V HEV △CR-V e:FCEV △프롤로그(전기차) △파일럿 △패스포트 7종이며, 세단 모델은 △시빅 △시빅 HEV △시빅 Si △어코드 △어코드 HEV 5종이다. 그리고 △시빅 해치백 △시빅 해치백 HEV △시빅 타입R △프렐류드 HEV(2도어 쿠페) △오딧세이 △릿지라인(픽업트럭) 등 총 판매 모델 수만 18종에 달한다.
물론 미국 시장은 우리나라에 비해 규모도 크고 더 다양한 고객층이 존재한다. 하지만 보다 적극적인 공략 의지를 보이지 않은 끝에 철수를 결정하기에 이른 점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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