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사관학교 ‘속도전’에 거센 저항

시사위크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장성 진급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진급 장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한일 지상작전사령부 참모장(중장), 이상렬 지상작전사령관(대장), 이 대통령, 박흥재 공군사관학교장(중장), 조충호 해군 참모차장(중장).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장성 진급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진급 장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한일 지상작전사령부 참모장(중장), 이상렬 지상작전사령관(대장), 이 대통령, 박흥재 공군사관학교장(중장), 조충호 해군 참모차장(중장).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국군사관학교’ 설립 문제가 연일 정치권의 화두다. ‘미래전 대비’라는 정부의 설명과 달리 이재명 대통령이 이 문제를 ‘과거사 청산’의 개념으로 언급하자 논란은 더 확산하는 분위기다. 역대 참모총장들까지 이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사관학교 통합 명분을 둘러싼 갈등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는 7일 국군사관학교 통합 창설과 관련해 ‘속도감 있는 추진’을 약속했다. 이번 사관학교 통합이 미래전 대비와 교육 효율화, 합동성 강화라는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통합이 결과적으로 국민에 충성하는 군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국방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16일 당정 협의를 통해 육·해·공 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창설하겠다고 밝혔다. 인구절벽에 따른 학령인구 부족을 고려하는 동시에 전작권 환수와 같은 안보 환경의 변화 속 미래전 능력을 향상할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3군 체제에서 각 군의 정체성만 강조하다 보니 군의 합동성이 옅어지고 있다는 점도 정부가 이를 추진하는 배경이 됐다.

실제로 이러한 명분은 과거에도 ‘사관학교 통합론’을 지지하는 주된 근거가 됐다. 보수 정권에서도 군의 합동 작전 능력 강화라는 명분으로 이같은 논의가 추진됐던 만큼 수용 가능한 지점도 존재했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명분은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일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쿠데타를 무려 세 번이나 한 중심이 육군사관학교인데 거기에 대해 책임을 물은 일 있나”라고 언급하면서다. 정치권에서 즉각 ‘육사 지우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임관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임관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뉴시스

◇ 야권, ‘육사 지우기’ 맹비난

해당 발언은 이번 사안을 둘러싼 논쟁의 지점을 옮겼다. 그동안 사관학교 통합 설립을 반대해 온 주된 논리는 ‘졸속 추진’이었는데, 이는 안보 환경 변화에 따른 군 교육기관 개편의 필요성을 어느 정도 전제로 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발언 이후 야권은 ‘정치적 목적’에 따른 통합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들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적 검증과 객관적 검증 없이 사관학교 통합을 일방적으로 강행한다면 국민과 함께 반드시 막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실효성 문제로도 이어졌다. 특히 ‘쿠데타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것이란 주장은 맹공의 대상이 됐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관학교를 통합하면 그 하나의 공룡 같은 학교 출신 동창생들이 육해공군 전부를 장악하게 된다”며 “부작용 우려와 위험이 훨씬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역대 육·해·공군 참모총장 46명도 전날 입장문을 통해 “일부 군인들의 정치 개입을 출신학교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하고 사관학교 통합을 예방책으로 제시한 것은 진단과 처방이 어긋난다”고 했다.

야권은 이날 사관학교 통합 추진을 규탄하는 결의안도 발의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정치적 목적으로 추진되는 이재명 정부의 국군사관학교 설립 추진 및 각 군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장교 양성체계 마련 촉구 결의안’을 발표했는데 38명의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한동훈 무소속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유 의원은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그동안 정부가 통합사관학교 설립의 이유라고 내세운 ‘교육체계 개혁’과 ‘합동성 강화’가 정치적 보복을 위한 구실에 불과했음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안보와 군의 미래가 어느 한 정권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

‘속도전’을 강조한 정부는 오는 26일 공청회를 열고 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이에 대한 여러 반대 의견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면서도 재검토 등은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장성 진급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 후 환담에서 “군사 정권의 역사로부터 군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이 길었지만, 다시 발생한 내란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할 과제가 있다”며 “신뢰 복구 과정이 쉽지 않겠지만 애써 달라”고 당부했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통합 사관학교 ‘속도전’에 거센 저항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