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폭염 비용이 더 커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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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김지영 기자  입추인 7일, ‘가을의 시작’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전국 곳곳에 폭염 특보가 발효됐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편의점조차 배달을 이용하는 등 ‘폭염 비용’을 지출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는 물가 상승과 맞물려 서민들에게 작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폭염 비용은 가계 부담에서 그치지 않는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노동생산성 저하, 의료비, 산업재해 등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 특히 택배기사, 배달 라이더 등은 폭염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데, 동시에 날씨가 더울 때 수요가 증가하는 업종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단기적인 수익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을 고려한 폭염 대응책이 기업에 요구된다.

산업안전보건규칙에 따르면 사업주는 △냉방·통풍 설비 가동 △작업시간 조정 △규칙적 휴식 중 1개 이상의 조치를 해야 한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폭염휴식권으로 체감온도 33도 이상 시 2시간마다 20분 휴식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또 같은 법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근로자가 작업을 중지할 수 있다는 내용(작업중지권)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상 근로자에 적용되는 내용이다. 여기 속하지 않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하 특고 노동자)인 택배기사, 배달 라이더 등에 대해서는 “이들에게 노무를 제공 받는 업체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내용의 별도조항이 있다. 다만 기존 산안법이 세부 규정을 통해 근로자 대상 안전보건 조치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데 반해 특고 노동자는 그렇지 않다. 폭염휴식권·작업중지권 역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한해 적용된다.

그러나 특고 노동자들 중 다수가 폭염에 많이 노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이들을 보호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나온다. 이를 위해서는 수익 보전을 위한 대책이 불가피하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이 2024년 7월 12일부터 14일까지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1,19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가 이같은 사실이 명확하게 보여준다.

위험을 느끼는 상황에서 작업을 중단하지 못하는 이유를 묻자, 응답자의 37.8%는 작업 중단 이후 누적될 업무량 부담을, 35.5%는 수익 감소 우려를 이유로 꼽았다. 작업 중단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으로는 47.5%가 작업 중단 지침 등 사업장 내 안전조치를, 41.8%는 작업 중단 시 수익 손실분 보전을 꼽았다.

작업 중지에 따른 손실을 어떻게 보전할지를 결정하려면 플랫폼업체의 경제적 부담과 입점주와 소비자에 전가되는 비용, 그리고 노동자의 안전까지 여러 이해관계자의 몫을 함께 저울질해야 한다. 다만 분명한 것은, 논의를 미룰수록 청구서는 더 두꺼워진다는 사실이다. 특고 노동자의 폭염 대응책을 마련할 때 지금 드는 비용만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미래의 비용까지 고려한 셈법이 필요하다. 기후는 지금도 비용을 청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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