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법원이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가압류하는 결정을 내렸다. 임 부회장이 4자 협약에서 정한 의결권 공동행사 의무를 위반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법원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한미약품 기타비상무이사)이 임 부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100억원의 가압류 신청을 인용했다.
임 부회장과 신 회장,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킬링턴 유한회사(라데팡스 파트너스 특수목적법인·SPC)는 지난 2024년 12월 주주간 계약을 체결하며 ‘4자 연합’을 결성하고 각자 보유주식에 관한 의결권 전부를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약속했다.
임 부회장은 4자 협약 당시 자신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주식)을 9.15%라고 밝혔는데, 이 가운데 2.7%는 앞서 2024년 7월 미국 투자사 에쿼티퍼스트 펀드와 환매조건부 거래(담보성 거래)를 체결했다. 그러나 임 부회장은 환매조건부 거래를 체결하면서 에쿼티퍼스트가 해당 주식을 시장에 매각하지 못하도록 하는 약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결국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인 에쿼티퍼스트는 해당 주식을 시장에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임 부회장은 2025년 및 2026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위 보유주식 9.15% 중 2.7%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법원에서는 4자 연합이 결성될 당시 각자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의결권에 대한 상호 신뢰를 기초로 형성된 것이므로, 이러한 4자 연합 결성의 배경과 취지를 감안하면 주총 의안에 관해 4자 합의가 이뤄지는 경우 각자 보유한 지분 전체의 의결권을 합의가 이행되는 방식으로 행사할 의무가 있고, 이러한 의무가 4자 협약의 본질적 요소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임 부회장이 환매조건부 거래 행위로 인해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에서 지분 2.7%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 것은 각자 보유한 주식 지분 전체의 공동 행사라는 4자 연합의 기본적 신뢰 훼손 및 4자 협약 약속을 위반한 것으로서 ‘위약벌 대상’이라고 판단하고, 임 부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100억원 상당에 대해 가압류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시에 의하면 에쿼티퍼스트는 임 부회장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환매조건부 거래로 매수한 것 외에도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장으로부터 3.44%, 송 회장으로부터 0.46%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수했다. 이 역시 일정 기간 후 환매(재매입)할 수 있는 환매조건부로 거래가 이뤄졌다.
하지만 에쿼티퍼스트는 3인으로부터 매수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6.6% 대부분을 시장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임 부회장을 비롯한 송 회장, 임종훈 사장 측의 실질적인 한미사이언스 의결권 지분은 34.4%로 평가된다. 반면 신 회장은 한양정밀과 함께 35%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신 회장과 임 부회장 일가 간의 경영권 분쟁 기간 동안 일관되게 송 회장과 임 부회장 모녀의 경영 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그 반대편에 섰던 임종호 전 한미사이언스 전무 등 사촌들의 지분 2.7%의 향배가 더욱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신 회장은 “이번 건으로 4자 연합에 본질적 균열이 생겼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무엇보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 중심 체제 확립과 준법경영 등을 희망하고 있으며, 이를 몸소 실천하기 위해 올해 정기 주주총회 이후에는 이사회 출석 이외에 회사에 나가는 것도 삼가고 있고, 한미약품에서 사무실도 비웠다”고 전했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