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건설업계 '디지털 전환'이 단순 시스템 도입을 넘어 실제 업무 프로세스를 바꾸는 단계로 확산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분석과 공사 현황 관리부터 협력업체 선정, 견적, 현장 안전관리까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코오롱글로벌(003070) 역시 자체 개발한 통합 플랫폼 중심으로 분산된 업무 시스템을 하나로 묶고, AI를 실무에 접목하면서 업무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최근 사내 통합 플랫폼 'KNIT(KGC Nexus Integrated Technology)'를 개발했다. 기존 부서별로 필요한 디지털 솔루션에 각각 접속해 데이터를 관리해야 했지만, KNIT를 통해 이를 하나의 창구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특히 외부 업체에 맡기지 않고 내부 인력을 통해 플랫폼을 자체 개발 구축했다.
KNIT에는 부동산 관련 지표를 수집·시각화하는 'MI 대시보드'를 비롯해 △현장별 공사일보 모니터링 △미등록 공종 협력업체 AI 추천 △원자재가격 모니터링 △수주 심의 투표 총 5개 시스템 데이터베이스와 인프라가 통합됐다.
이에 따라 담당자가 시스템마다 별도로 접속해 데이터를 관리하던 기존 방식도 달라진다. 여러 시스템에 흩어진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업무 접근성과 데이터 활용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코오롱글로벌 측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향후 시스템 확장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새로운 기능이 필요할 때마다 별도 시스템을 구축하는 대신 KNIT에 필요한 모듈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이를 통해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가 직접 실무를 지원하는 영역도 확대되고 있다. 대표 분야가 미등록 공종 협력업체 선정 업무다. 기존에는 담당자가 공사명과 지역, 신용평가등급 등 여러 조건을 건별로 확인해야 했다. 연간 처리량만 약 700건에 달한다.
현재는 AI가 과거 협력업체 선정 이력과 기준을 학습해 조건에 맞는 업체를 자동으로 추천하고, 담당자가 이를 토대로 최종 판단하는 방식으로 업무가 바꿨다. 사람이 반복적으로 조건을 확인하는 업무를 AI가 대신하면서 담당자는 최종 의사결정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다.
AI 활용은 협력업체 선정에 그치지 않는다. 견적 지원 시스템 'KO.PLAN.AI'는 2단계 개발에 들어갔으며, AI 챗봇 'KOAI.BOT'도 학습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AI를 특정 업무에 제한적으로 활용하기보다 견적과 정보 검색 등 건설 업무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셈이다.
사무·사업관리 영역에서 시작된 디지털 전환은 건설현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모든 현장 CCTV를 실시간 확인하는 통합관제센터 대시보드에 체감온도와 화재감지기, 타워크레인 충돌 알람을 연동했다.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각각 확인하는 대신 한 화면에서 파악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
안전관리 과정도 디지털화했다는 게 코오롱글로벌 측 입장이다. 부적합 사항을 발견한 이후 통보와 조치, 완료까지 이어지는 절차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하면서 조치율 100%를 달성했다. 여름철에는 체감온도가 기준을 넘어서면 현장 담당자에게 문자와 사내 메신저를 통해 자동으로 알림을 발송한다. 온열질환 모니터링 장비도 실증을 마치고 전 현장에 배포했다.
AI를 활용해 현장의 위험요소를 직접 탐지하는 기술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이 코오롱베니트와 공동 개발한 'Vision AI'는 지난 3월 특허를 출원했으며, 탐지 항목을 확대하기 위한 3차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에게 안전 지시와 작업 내용을 보다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AI 자동 통번역 시스템도 한 달간 현장 검증(PoC)을 마치고 도입 여부를 논의 중이다.
나아가 드론과 스마트 건설장비 역시 현장 업무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3월부터 입찰 단계 현장 사전 파악과 준공 기록 수집에 드론을 활용하도록 업무 절차를 마련했다. 발주 방식에 따른 적용 기준도 별도 마련했으며, 자체 드론 플랫폼 현장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자율비행이 가능한 드론 스테이션도 현장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맞춰 상반기 신입사원 교육에서는 23명이 드론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콘크리트 양생용 스마트 열풍기와 밀폐공간 유해가스 측정기, 비파괴검사 기술, 구조물 변위 측정기 등 스마트 장비 실증도 잇따라 마쳤다. 국토교통부 스마트건설 얼라이언스 기술 실증 지원사업을 통해서는 3D 굴착기와 마감 로봇의 현장 검증도 추진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KNIT를 시작으로 통합 관제 플랫폼과 사업관리 시스템까지 구조를 단계적으로 재편할 계획"이라며 "AI와 디지털 기술을 업무 전반에 내재화해 생산성과 현장 안전 수준을 함께 높이겠다"라고 자신했다.
AI와 디지털 기술 적용 영역이 단순 반복 업무를 넘어 견적과 협력업체 선정, 의사결정 지원, 현장 안전관리까지 확대되면서 코오롱글로벌 업무 방식이 어디까지 달라질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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