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이 본격화하면서, 후보들의 갈등도 증폭되고 있다. 5일 진행된 당 대표 후보 두 번째 TV 토론회에서 ‘검찰개혁’과 ‘신천지 전당대회 개입’ 의혹을 두고 후보 간 난타전이 벌어졌다.
심지어 후보들 사이에선 ‘윤리위원회 제소’를 거론한 것에 더해 ‘법적조치’ 언급까지 나오고 있다. 정청래 후보 측은 ‘신천지 의혹’에 대한 법적조치를, 김민석 후보 측은 ‘조작 사진 유포’에 대한 법적조치를 시사한 것이다. 이처럼 전당대회 국면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당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 두 번째 TV 토론… ‘검찰개혁’·‘신천지’ 난타전
이날 오후 KBS 주관으로 진행된 당 대표 후보 두 번째 TV 토론에서 송영길·정청래·김민석 후보(기호순) 간의 공방이 이어졌다.
후보들의 공방은 정 후보와 송 후보의 신경전으로 시작했다. 정 후보는 자신의 강점에 대해 탈당 이력이 없다는 점을 거론하며 “두 후보는 탈당한 적도 있다. 그러나 당 대표가 되려면 적어도 민주당의 정체성·정통성에서 탈당한 이력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와 송 후보의 과거 탈당 이력을 저격한 것이다.
그러자 송 후보는 “철저히 네거티브를 하면서 네거티브를 하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뻔하게 하는 사람, 자기 정치에 몰두해 있는 사람이 아닌, 머리에 망치로 맞아 싸워온 송영길이 이재명 대통령과 끝까지 함께 갈 동지”라고 맞받았다.
이 같은 공방은 김 후보가 검찰개혁을 거론하며 심화했다. 그는 국무총리 시절인 지난 5월 당에 검찰개혁을 마무리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에게 “검찰개혁과 관련해 제가 책임을 맡고 있을 때 (정부가) 5월에 빨리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당이 미뤘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당이 외면적으로 요구하는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가 요구했는데 그것을 (왜) 반대했는지, 전당대회 때까지 쟁점을 유지하려 한 것인지 저는 매우 의아했다”고 했다.
이에 정 후보는 “검찰개혁을 누가 더 강력하게 추진했느냐는 세상이 다 안다”며 “5월에 왜 저한테 전화하지 않았나”고 맞받았다. 아울러 두 후보는 1차 토론 때는 거론되지 않았던 ‘신천지 의혹’을 두고 난타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후보는 정 후보를 향해 “종교단체 경선 개입을 경고하는 것이 민주당을 위헌으로 만드는 해당 행위인가”라고 물었다. 최근 정 후보가 김 후보의 ‘신천지 의혹’ 제기에 대해 당 대표가 되면 윤리위원회 회부하겠다고 발언한 점을 겨냥한 것이다.
이어 “2025년 4월에 (친정청래계) 최민희 의원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냈다. 내용은 특정 종교 집단이나 결사 조직의 경선 관여를 우려하는 것”이라며 “2022년 (대선) 경선 이후엔 (정 후보와 가까운 유튜버) 김어준·박시영 씨 등이 신천지 개입 의혹을 제기했고,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공감을 표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정 후보는 “이것(신천지 의혹 제기)은 당을 공격하고 당원들을 공격했다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행위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김 후보는 “우리 당이 신천지를 끌어들였다는 것이 아니다. 신천지의 경선 개입이 우려된다고 이미 여러분이 지적한 것이 어떻게 우리 당을 위헌 정당으로 끌고 가는 것이 되겠나. 말도 안 되는 비논리고 궤변”이라고 반박했다.
또 정 후보는 “본인 입으로 본인 생각을 얘기하는 게 좋지, 다른 사람을 끌어들여서 방패막이로 하려는 것은 용기 있는 태도는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정 후보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논란에 대해 김 후보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김 후보가 총리 시절에 입법 예고하고, 4월에 총리 주관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고 알고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셔야 할 것 같다”고 했다.
◇ ‘윤리위 제소’ 넘어 ‘법적조치’도 거론
이처럼 TV 토론에서 난타전이 벌어진 가운데, 후보들 사이에선 ‘법적조치’도 거론되고 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김어준 씨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당 대표가 될 경우 당 대표 1호 조치로 ‘신천지 의혹’을 제기한 김 후보에 대해 윤리 감찰을 지시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그러면서 “(김 후보가) 제 이름을 만약에 (거론) 했으면 바로 형사 고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 후보 측은 전날(4일) “특정 종교·인물과 관련해 당내 경선에 영향을 끼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보도 또는 유포한 언론·유튜브 등에 대해 허위사실 공표와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무고 등의 혐의로 법적조치 했다”고 밝혔다.
반면 김 후보 측은 ‘조작 사진 유포’에 대해 법적 조치를 시사했다. 김 후보 측은 이날 “김 전 총리에 대한 비방·낙선 목적의 딥페이크 영상, AI를 활용한 조작 사진 등 유포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즉각적인 법적 조치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4일엔 친청계인 최민희 최고위원 후보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김 후보가 지난 주말 경남 순회 경선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 대해 “저는 정부가 가능하다면 정부에서, 당이 가능하다면 당에서 중책을 맡으시도록 해야 한다”고 했는데, 최 후보가 이를 두고 “(김 후보가) 대통령 됐나봐. 김경수한테 내각에 들여보낸다고. 내각에 들어가든지 당에서 중책을 맡기든지 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김 후보 측은 이러한 최 후보의 발언을 ‘왜곡’으로 규정하며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며 불법 선거 운동이다. 최 후보는 해당 발언에 대해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당대회에서 갈등이 증폭하자, 당내에선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상호 강원지사는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윤리위 제소’ 등의 발언이 나오는 것에 대해 “그런 말을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신공격성 이슈가 나오면서 감정들이 상한다. 신천지나, 과거에 탈당했던 전력, 이런 것들을 굳이 얘기할 필요가 뭐가 있나”고 했다.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주당 전대, 이렇게 나가면 안 된다”며 “계속되면 (당이) 깨지거나 망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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