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달콤했던 잠깐의 꿈이었을까. ‘애국 테마’ 바람을 등에 업고 ‘퇴출 위기’를 벗어났던 모나미가 다시 냉엄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애국기업 응원’ 열기가 식으면서 시가총액에 재차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모나미의 이러한 행보는 스스로 본질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서는 퇴출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위기의 현실로 돌아온 모나미가 ‘결자해지’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 800억원 넘겼던 시가총액 다시 빨간불… ‘테마주’ 현상으로 위기 극복 한계
모나미에게 지난 7월은 극적인 반전과 감동의 시간이었다. 시작은 암울했다.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체질개선’ 행보에 발맞춰 금융당국이 ‘부실 상장사’ 퇴출에 박차를 가한 가운데, 상장폐지 위기가 현실화한 것이다. 오랜 기간 주가 부진이 이어져온 모나미는 220억원대 시가총액으로 7월을 시작했다. 7월부터 상향 조정된 코스피시장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인 300억원을 밑도는 상태였다.
그렇게 관리종목 지정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이어지고 있던 중 뜻밖의 반전이 찾아왔다.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애국기업’들을 응원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한 가운데, 모나미도 대표주자 중 하나로 지목된 것이다. 이에 모나미는 주가가 크게 상승했고, 7월이 시작한지 열흘도 채 되지 않아 시가총액 기준을 넘어서며 퇴출 위기를 털어냈다. 심지어 이후 연일 가파른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며 시가총액이 단숨에 800억원대를 넘어서기까지 했다. 내년부터 추가 상향될 예정인 ‘시가총액 500억원’ 기준까지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이처럼 극적으로 한숨을 돌리며 감격한 모나미는 오너일가 3세 송재화 사장 명의로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송재화 사장은 “최근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모나미 응원 물결을 보며 깊은 감동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상장폐지가 될 수 있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모나미를 믿고 응원하며 함께해주신 여러분의 마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힘이 됐다. 모나미가 걸어온 60여년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것으로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이후 ‘애국 테마’ 열기가 점차 누그러지고 코스피시장이 크게 휘청이면서 모나미를 둘러싼 기류는 또 한 번 급속도로 반전됐다.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시가총액에 다시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모나미는 지난달 말 들어 시가총액이 재차 ‘생존 기준’ 안팎을 오가기에 이른 상태다.
모나미가 지난 한 달여간 걸어온 행보는 뚜렷한 교훈을 남긴다. ‘테마주 현상’은 코스피시장 퇴출 위기의 근본적인 타개책이 될 수 없고, 결국 ‘결자해지’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실제 모나미의 저조한 시가총액은 장기간 이어져온 지지부진한 사업 및 실적과 무관치 않다. 문구산업이 쇠퇴하는 흐름 속에 매출이 거듭 감소하고 있을 뿐 아니라, 수익성도 흔들리고 있다. 2023년 적자전환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왔고, 올해도 1분기에만 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건 미래성장동력을 제때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주력사업이 사양길로 접어드는 것이 자명함에도 모나미는 그것을 대체할 대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지 못했다. 2020년대 들어서야 화장품 사업 등 신사업을 모색하고 나섰으나 사업목적 추가가 거듭 무산되며 본격적인 추진이 늦어졌고,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결국 모나미가 코스피시장 퇴출 위기를 근본적으로 타개하기 위해선 미래성장동력 확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실적 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때마침 모나미는 올해 들어 3세 시대로 한걸음 더 다가선 상태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송하경 명예회장이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고, 그의 장남인 송재화 사장이 승진과 함께 처음으로 사내이사에 선임되며 이사회에 진입했다. 아울러 송하경 명예회장의 동생인 송하윤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맡게 됐다. 미래성장동력 확보와 실적 개선은 퇴출 위기 해소 뿐 아니라 3세 시대로 나아가는데 있어서도 중대한 당면과제인 셈이다.
반전과 감동의 시간을 뒤로 하고 다시 위기의 현실을 마주하게 된 모나미가 ‘결자해지’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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