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다정한 이웃 '스파이더맨', 마블을 구하다 [MD포커스]

마이데일리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 소니 픽쳐스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전작을 통해 스파이더맨은 모두의 기억 속에서 지워져 혼자가 됐다. 마치 심각한 매너리즘과 흥행 부진의 수렁에 빠져 있던 최근의 마블 스튜디오처럼. 그리고 이 마블을 구원한 것은 돌아온 다정한 이웃 '스파이더맨'이다.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전 세계 박스오피스를 말 그대로 폭격하고 있다. 역대 개봉 첫 주말 최고 흥행 기록을 새로 쓴 것. 배급사 소니픽처스에 따르면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북미 개봉 첫 주말에만 3억 6천만 달러(약 5천127억 원)의 흥행 수입을 거뒀다.

이는 2019년 마블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세웠던 종전 최고 기록(3억 5천700만 달러)을 7년 만에 넘어선 신기록이다. 해외 시장을 포함한 전 세계 첫 주말 수입은 9억 3천200만 달러에 달하며, 사전 예매 성적(1억 5천만 달러)과 시사회 수입(7천200만 달러) 역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물론 한 때 '마블민국'이라 불리던 국내에서도 개봉 6일 만에 378만 관객을 모으며 400만 고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흥행 성공은 최근 수년간 흥행 잔혹사를 겪었던 마블 스튜디오에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2019년 '엔드게임' 이후 마블은 과도한 세계관 확장과 디즈니+ 시리즈와의 복잡한 연동으로 대중의 피로감을 자극했다. '더 마블스'의 참패를 비롯해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썬더볼츠' 등이 연달아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며 "마블의 전성기는 끝났다"는 회의론까지 등장했다. 케빈 파이기 사장조차 지나친 콘텐츠 확장의 부작용을 인정할 만큼 마블은 사면초가에 몰려 있었다.

이 같은 마블의 긴 침체를 깨운 힘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외로워진 피터 파커'의 서사에서 나왔다. 전작 '노 웨이 홈'에서 피터 파커(톰 홀랜드)는 다중우주의 붕괴를 막기 위해 연인 MJ와 베프 네드, 그리고 동료들에게 자신이라는 존재를 통째로 잊게 만드는 비극적 선택을 했다. 허름한 월세방에서 직접 만든 수트를 입고 홀로 외로운 영웅의 삶을 이어가는 그가, 이번 '브랜드 뉴 데이'에서 자신의 정체를 아는 의문의 적과 DNA 변이라는 위기 속에서 다시 일어서는 모습은 관객들의 깊은 감정적 몰입을 끌어냈다.

데스틴 크레튼 감독이 연출한 이번 작품은 기존의 가벼운 톤을 대신 어둡고 묵직한 새로운 질감을 채택했다. 톰 홀랜드의 한층 성숙해진 연기력도 호평을 받았다. 화려한 CG와 우주급 스케일에만 의존하던 마블이 다시금 "영웅이란 무엇인가"라는 인간적인 고뇌와 서사 본연의 무게감으로 돌아온 점이 흥행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모든 것을 잃고 가장 외로운 수렁에 빠졌던 스파이더맨의 비상은 마블 스튜디오 전체에도 부활의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오는 12월 마블이 작정하고 만든 대형 프로젝트 '어벤져스: 둠스데이'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스파이더맨이 몰고 온 구원의 바람이 일시적 반등을 넘어 마블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젖힐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외롭고 다정한 이웃 '스파이더맨', 마블을 구하다 [MD포커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