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이영해 울산광역시의회 의장이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취임 한 달여를 맞았다. 3선 시의원, 16년 만의 두 번째 여성 의장이라는 무게를 진 그가 꺼내든 화두는 ‘조율사’다. 소수당의 목소리까지 챙기겠다는 다짐에는 협치를 향한 열의가 담겼고, 그 열의가 제9대 의회에서 어떤 리더십과 성과로 이어질지 기대를 모은다.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이영해 의장은 동국대 사회과학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이력을 바탕으로 그간 복지·민생 현안을 꾸준히 다뤄왔다. 제5대 시의원과 제8대 시의원을 거쳐 3선 중진으로서 의회를 이끌게 된 그는 여소야대 속 협치 구상부터 울산 경제 회복을 위한 우선 과제까지 제9대 의회의 로드맵을 촘촘히 풀어놓았다.
◆ 희생으로 세우는 첫 의장직 각오
이 의장은 먼저 동료 의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의장직에 오른 소감을 전했다. 기쁨의 무게보다 그 뒤에 숨은 책임과 사명을 훨씬 더 엄중하게 느낀다는 설명이다. 의장 선출 이후 가슴에 되새기고 있는 단어도 ‘희생(犧牲)’이라고 했다.
그는 탈무드의 격언을 인용했다. 한 자루의 양초로 많은 양초에 불을 붙이더라도 첫 양초의 빛은 흐려지지 않는다는 구절이다. 설령 제 빛이 흐려지더라도 다른 이들이 더 환하게 빛날 수만 있다면 아낌없이 내어주는 첫 양초가 되고 싶다며 스스로 낮아지고 희생함으로써 동료 의원들이 빛나고 나아가 시민과 울산에 진정으로 힘이 되는 의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 여소야대도 넘는 조율사 리더십
화제는 자연스럽게 여소야대 국면으로 옮겨갔다. 이 의장은 이미 원 구성 과정에서 다수당과 소수당이 협치의 효능감을 발휘한 경험이 있다고 짚었다. 협치의 핵심은 결국 소통이라며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쌍방향 통행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수당의 큰 목소리에 묻히기 쉬운 소수당의 작은 스피커에도 늘 귀를 기울이겠다고도 했다. 의장으로서 갈등을 조정하고 중재하는 ‘조율사’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다. 울산광역시의회라는 한배를 탄 운명공동체인 만큼 동료 의원들을 더 자주 만나고 그들의 의견을 경청해 의회 운영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 감시와 견제의 원칙은 오직 민생
집행부 감시와 견제의 원칙과 기준을 묻자 답은 곧바로 돌아왔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만 집행부의 일방통행식 독주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의회와 사전에 충분한 논의와 협의를 거치지 않은 사안에 무비판적이고 무조건적인 동행은 있을 수 없다며 제시된 정책의 목적이 정당하고 타당한지, 그 과정과 절차가 합법적이고 합리적인지를 철저히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이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자 기준은 오직 시민과 울산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점이라고 힘 말했다. 한층 성숙한 감시와 견제, 합리적인 대안 제시를 통해 의회 본연의 사명에 충실하겠다는 게 그의 결론이었다.
◆ 민생경제 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울산 경제 회복과 산업구조 고도화의 우선순위를 묻자, 민생은 그 어떤 가치보다 최우선순위에 있어야 한다는 답이 이어졌다. 불안정한 중동 정세와 유가·환율·금리 변동성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울산 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으며 석유화학산업의 구조조정은 물론 자동차·조선 산업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진단도 곁들였다.
이제는 AI 관련 신산업을 신속하게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며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소상공인, 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계층에 대한 지원도 잊지 않겠다고 짚었다. 필요하다면 추경을 편성해서라도 신속하고 과감하게 민생 대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 현장에 답이 있다는 소통 의정론
시민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구상으로 화제를 넘기자, 이 의장은 한 번이라도 더 현장을 찾고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겠다는 다짐을 먼저 꺼냈다. 제9대 의회의 슬로건을 ‘시민을 향한 마음, 책임으로 실천하는 울산광역시의회’로 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는 문제도 있지만 그것을 해결할 답도 함께 있다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그 목소리가 집행부의 정책에 올곧게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집행부가 미처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그늘진 곳까지 의회가 더 꼼꼼하게 챙겨 시민과 행정을 잇는 가장 든든한 다리가 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 입법 역량을 키우는 전문성 강화
지방의회 전문성 강화 방안을 묻는 대목에서는 잠시 생각을 고르는 듯했다. 소를 물가에 데려갈 수는 있어도 물을 먹이는 것은 소 자신의 의지라는 말로 운을 뗐다. 의회가 ‘정책 의회’로 도약하려면 의원 개개인의 주도적인 의지와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취지다.
혼자의 힘이 부족할 때는 의회의 전문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정책지원관과의 시너지, 의원연구단체 활동 강화를 통해 입법 역량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집행부와 당당히 정책으로 경쟁하고, 이 선의의 경쟁이 시민의 삶을 바꾸고 울산 발전을 이끄는 긍정적인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확신도 내비쳤다.
◆ 시민과 약속 지키는 복지 안전망
인터뷰가 마무리로 향할 즈음, 임기 내 매듭짓고 싶은 핵심 정책을 물었다. 시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것이 확고한 신념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사회 변화 속에서 소외되는 취약계층이 늘고 있다며 맞춤형 복지 정책을 세심히 발굴하고 복지 사각지대를 메울 안전망을 한 단계 격상시키겠다는 구상도 곁들였다.
눈에서 가장 가까운 눈썹은 보지 못하면서 먼 곳의 발톱은 잘 본다는 말을 인용하며 집행부의 가려진 곳을 투명하게 비추는 거울이 되고 시민의 뜻을 대변하는 또 하나의 눈이 되겠다고 말했다. 오직 시민 행복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쉼 없이 달려가는 제9대 의회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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