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주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형소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 직후, 본격적인 여론전에 나선 모습이다. 연일 기자간담회·국민보고회 형식으로 ‘형소법 개정안 홍보’에 나선 것이다.
3일 민주당은 국회에서 ‘형소법 개정 국민보고회’를 열고, 형소법 개정 이후 달라진 점과 사회적 약자 권리 강화 등 후속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이날 보고회는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 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참석했다.
한 직무대행은 형소법 개정안에 대해 검사의 보완수사요구 절차 및 기한을 명확히 하고, 재수사 및 시정 조치 요구권을 정비했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의 권리도 더욱 두텁게 보호했다”며 스토킹과 학대 등 ‘7대 범죄’에 대해선 경찰이 수사한 사건을 모두 검사에게 송치하는 ‘전건 송치’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사회적 약자인 피해자의 권익 강화를 위해 당내 태스크포스(TF)도 설치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도 “(이번 개정안은) 훨씬 더 좋아진 형소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찰에 대한 불신을 촉발시킨 ‘장윤기 사건’을 언급하며 “범죄 현장을 압수수색하는 경우엔 바디캠을 달고, 하나의 증거도 놓치지 않게 영상 녹화하고, 그것은 모두 KICS(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넣어서 모든 것이 사라지지 않게 해놨다”고 말했다.
특히 김승원 법사위 여당 간사는 형소법 개정안에 법원이 검찰이 제기한 공소를 기각할 수 있는 사유를 확대하는 방안이 담긴 점에 대해 “공소기각 개정안은 시민단체의 요구에 의해 (법안이) 들어왔고,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에서 4차례에 걸쳐 충분히 토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엔 ‘중대한 위법 수사를 근거로 해 공소가 제기된 경우’와 ‘(검사의) 소추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된 경우’ 등 두 가지를 공소기각 판결로 추가하는 내용이 담겼는데,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재판 지우기”라며 공세를 편 바 있다.
이에 김 간사는 “(해당 조문에 대한) 토의 당시 전혀 대통령 사건과는 연관시키지 못 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통령은 재직 중 형사소추를 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이) 재직하는 4년 동안 재판이 진행되지 않는데, 4년 후에 할 일을 지금 개정을 통해 진행한다는 생각은 전혀 꿈도 꾸지 못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같은 민주당의 ‘형소법 개정안 홍보’는 연일 이어지고 있다. 전날(2일)에도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7대 범죄’에 대한 전건 송치 관련 법안을 늦어도 내달 안에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처럼 민주당이 본회의 통과 이후 여론전을 강화한 것은 당 안팎에서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한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31일 형소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번 형소법 개정에 반대하는 다수의 국민 여론을 감안해 더 신중했어야 하는데, 이리 급히 처리한 점에 대해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꼬집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은 본회의에서 형소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그는 형소법 개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내 인사들이 ‘노무현 정신’을 언급한 점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해서 경찰이 독점적 수사권을 갖도록 추진한 적이 없다. 노 대통령은 검찰 권력을 경계했고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와 동시에 경찰 권력의 독주도 분명히 경계했다”고 반박했다.
◇ ‘헌법소원’ 예고에 ‘거부권’ 촉구까지… ‘총공세’ 나선 국힘
이러한 민주당의 여론전에 맞서, 국민의힘도 총공세에 나섰다. 이날 청와대를 찾아 이 대통령을 향해 형소법 개정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촉구했고, 관련 법안에 대한 헌법소원도 예고한 상태다.
장동혁 대표는 청와대 앞에서 ‘보완수사권 폐지 악법 거부권 촉구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형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요구했다. 그는 “보완수사권 폐지는 민주당 의원까지도 반대하고 법조계와 국민 다수가 반대하고 있지만, 민주당만 더 좋은 법이라고 우기고 있다”며 “이 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대통령의 권한도 선택사항도 아니다.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부권 행사를 거부한다면 재판재개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것”이라며 “거부권 행사를 거부한다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국민의 탄핵 요구는 더 거세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청와대가 형소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해 “국회의 입법 과정과 최종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정성호 법무장관도 거부권 행사 건의에 대해선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헌법소원을 예고하기도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이번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 수사와 직접 영장 청구권까지 폐지했다. 헌법에 명시된 검사의 영장청구권 및 소추 기능과 직결된 수사권을 박탈하고 있으므로, 위헌 소지가 매우 크다고 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힘은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통해 대한민국 사법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총공세에 나서자 민주당은 “해괴망측한 논리로 혹세무민하고 있다”며 받아쳤다. 한 직무대행은 국민의힘이 청와대 앞에서 거부권 행사를 촉구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은 근거 없는 유언비어로 국민 불안을 부추기고, 검찰 개혁을 되돌리려는 시도를 즉각 멈춰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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