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 나홍진 "정말 힘들었다…내가 이 짓을 왜 했을까" [MD인터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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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 나홍진 감독./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나홍진 감독이 10년을 쏟아부은 영화 '호프'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지난 15일 개봉한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나홍진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를 만나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호프'는 나홍진 감독이 2016년 '곡성'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지난 5월 개최된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이날 나홍진 감독은 "긴장도 되고 떨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국내 시장만을 생각하는 시기를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외의 시장을 노리고 작품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위험해지는 상황이 생긴다고 생각했다"며 "장르적인 영화를 만들어야 글로벌에서도 더 나은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 한국 관객들은 한 작품 안에 다양한 장르가 섞인 걸 선호한다. 그런 걸 기대하고 보시는 분들에게는 조금 낯설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화 '호프' 스틸./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호프'의 러닝타임은 156분이다. 나홍진 감독의 전작들인 '황해'와 '곡성' 역시 156분의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어 영화 팬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나 감독은 "집착은 절대 아니다. '황해'와 '곡성'이 같았다는 건 모르고 있었다. 이번에 '호프' 조감독님이 오시더니 세 작품 다 러닝타임이 똑같다고 하시더라. 나도 놀랐다. 제 안에 리듬 같은 게 있나 보다. 다음엔 깨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나홍진 감독은 2016년 '곡성'에 이어 황정민을 주인공으로 선택했다. 황정민을 콕 집은 이유를 묻자 그는 "말이 필요 없다. 믿을 수밖에 없는 배우"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황정민은 작품 속에서 엄청난 퍼포먼스를 해내고 증명해 낸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디테일한 연기를 하다 보면 배우의 인간 본연의 모습이 무조건 드러나게 되어있다. 본래의 모습이 연기할 때도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황정민 선배의 능력은 이미 검증됐지 않나. 제일 중요한 건 배우가 얼마나 선한가다. 어떤 연기를 하든지 그 안에 선이 담겨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프' 나홍진 감독./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특히 황정민은 출장소장 범석 역을 맡아 극 초반 대부분을 홀로 이끌어나간다. 이에 대해 감독은 "40~50분을 황정민 선배의 연기만으로 끌고 가보자는 도박 같은 도전이었다. 배우와 스태프에 대한 확신에 가까운 믿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호프'의 신스틸러를 꼽자면, 목수 양배 역의 음문석도 빼놓을 수 없다. 양배는 호포항 마을에 벌어지는 모든 사건의 원흉이기도 하다. 나 감독은 "매우 중요한 인물인데 한 시간 반이 지나서야 등장한다. '곡성'의 황정민 선배가 등장했던 정도의 임팩트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임팩트가 있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촌 동네 목수 한 명 때문에 지구가 박살 날 위기에 처한 거다. 어마어마한 사건이 벌어질 수도 있는 시발점이 되는 캐릭터라 강화시켰다"고 분량을 점차 늘려나갔다고 덧붙였다.

영화 '호프' 스틸./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속 CG(컴퓨터그래픽) 논란은 칸영화제 첫 시사 당시부터 제기됐다. 영화에 등장하는 외계인의 외형이 다소 어색하다는 것. 특히 첫 번째로 등장하는 바미기르를 두고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나홍진 감독은 "콘셉트 단계부터 스트레스였다. 지금 생각해도 '내가 이 짓을 왜 했을까', '키 큰 사람한테 탈을 씌워서 했어야지' 한다"며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작업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힘들었겠냐"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호프'는 지난 15일 개봉했다. 개봉 3일 만에 100만, 5일 만에 200만, 11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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