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것도 괜찮아요.”
KIA 타이거즈 베테랑 우완 이태양(36)은 후반기에 구원투수로 돌아온 이의리(24)가 불펜에서 몸을 푸는 모습을 직접 지켜봤다. 역시 대단한 구위를 가졌다고 극찬했다. 이 선수가 결국 선발투수로 돌아가야 하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태양은 “그것도 괜찮아요”라고 했다.

이의리의 야구인생에서 불펜을 경험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게 이태양의 생각이다. 이태양은 “나도 왔다 갔다 해보면서 예민한 게 사라졌다”라고 헸다. 이는 단순한 감정 변화이고, 선발이 잠시라도 불펜을 해보면 불펜투수들의 고충, 팀을 위한 마인드 등을 자연스럽게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의리는 토미 존 수술과 재활을 마치고 돌아와 시련을 겪었다. 수술 이전보다 제구력이 더 나빠졌기 때문이다. 결국 6월에 일본에서 단기유학을 했고, 다시 한번 투구 자세를 정비하고 돌아왔다. 대신 기존 선발투수들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받았다. 1이닝 셋업맨과 롱릴리프를 번갈아 맡았다.
그래도 이범호 감독은 이의리를 28일부터 시작하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3연전서 선발투수로 쓰려고 했다. 시라카와 케이쇼가 계속 부진하면서 두 사람의 보직을 맞바꾸려고 했다. 또 이의리가 어차피 선발로 가야 할 선수라는 현실론도 감안했다.
하지만, 조상우와 함께 불펜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가던 곽도규가 갑자기 내전근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범호 감독은 결국 시라카와를 계속 선발로 쓰고 이의리를 셋업맨과 롱릴리프로 번갈아 쓰겠다고 선언했다.
KIA 마운드는 최근 선발은 선발대로, 불펜은 불펜대로 실점이 많다. 전반기에는 선발과 불펜 모두 물량은 많은데 에이스의 존재감이 부족한 약점을 십시일반의 힘으로 잘 메워왔다. 그러나 전반기 막판부터 투수들의 페이스가 전체적으로 처지고 있다.
이런 상황서 곽도규의 이탈은 매우 치명적이다. 안 그래도 부족한 좌완 카드가 한 장 사라졌고, 실질적으로 8회 메인 셋업맨을 다시 정해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일단 선발도 선발이지만 불펜 안정화가 먼저라고 보고 이의리를 불펜에 잔류시켰다.
단, 이의리를 곽도규 자리에 기용하는 게 아닌, 개개인의 세부 역할 조정을 하겠다고 했다. 어쨌든 시라카와는 불펜에선 1이닝용 셋업맨이 불가능하다. 이의리는 긴 이닝도 가능하고, 1이닝용 셋업맨으로서도 경쟁력을 어느 정도 보여줬다.
그리고 이의리가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더 좋은 투수로 거듭날 준비를 할 수 있다. 이미 1이닝만 던지니 타자와의 승부에만 집중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범호 감독은 그걸 선발투수로도 해 주길 바랐다. 아무래도 선발은 긴 호흡으로 던지다 보니 자기 투구자세, 자기 제구력에 대해 너무 의식하면서 던져왔다는 게 본인과 이범호 감독의 공통된 평가다.

이의리의 불펜 잔류로 KIA 마운드가 전체적으로 살아날 수 있다면, 이의리의 선발투수 복귀는 잠시 미뤄져도 괜찮다. 짧게 던지면 더 좋은 구위를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9개 구단은 여전히 구원투수 이의리가 익숙하지 않다. 이의리는 후반기 4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2.70 피안타율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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