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김부장' 이후는 이전과 조금 다른 행보가 아닐까 기대하고 있어요. 막연한 기대로 끝날 수도 있고, 실제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겠죠. 그 부분은 앞으로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배우 주상욱은 최근 서울 강남구 HB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마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5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극본 남대중·연출 이승영 이소은)을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부장'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아빠가 하나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가 되어 싸우는 아빠 유니버스 복수 액션 드라마다. '위대한 소원', '30일', '퍼스트 라이드' 남대중 작가와 '원더풀 월드', '트레이서', '보이스 2' 이승영 감독과 이소은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이날 주상욱은 "'김부장'이 이 정도까지 사랑받을 줄은 정말 몰랐다"며 예상 밖 흥행에 대한 솔직한 심경부터 털어놨다. 첫 회 시청률 9.5%(닐슨코리아 전국 평균)로 출발한 '김부장'은 2회 만에 15.7%까지 뛰어오르더니, 8회 최고 시청률 23.1%를 기록했다. SBS 드라마가 20%를 돌파한 것은 2023년 '모범택시 2' 이후 약 3년 만이다. SBS 금토드라마 역대 2위 시청률이기도 하다.
"시청률 공약도 13%였잖아요. '두 자리만 나오면 좋겠다'고 했는데 방송 2회 만에 그냥 돌파를 해버려서 다들 '이게 뭐지? 이게 뭐지?' 이러다가 지금의 결과가 난 것 같습니다. 진짜 너무 감사하고, 저도 너무 오랜만에 이런 작품과 함께하게 돼서 너무 영광입니다."

주상욱은 '김부장'에서 용역 깡패로 시작해 주학건설 대표 자리까지 오른 주강찬 역을 맡았다. 돈과 폭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딸 주혜리(유지안)를 위해서라면 김부장(소지섭)의 딸 김민지(서수민)의 시체까지 처리하려는 섬뜩한 부성애를 지닌 캐릭터다.
그에게 주강찬은 처음부터 욕심이 나는 악역이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나쁜 놈이고, 식당이라도 가면 사람들이 욕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배우 입장에서는 그만큼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눈에도 잘 띄고 표현하기도 좋았다. 그렇게 주상욱은 "악역 좋다"는 마음으로 작품을 시작했다.
막상 방송이 시작된 뒤에는 예상과 다른 반응이 쏟아졌다. 악역임에도 캐릭터 자체를 좋아해 주는 시청자가 많았다. 주상욱은 "요즘에는 시청자분들이 드라마는 드라마, 현실은 현실이라고 생각해 주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며 "평소 악역 이미지가 아니었던 사람이 악역을 해서 조금 더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았나 싶다"고 웃었다.
다만 주상욱이 바라본 주강찬은 단순한 악역이 아니었다. 그는 "처음에는 악역이라 생각하고 시작했다. 그런데 대본을 읽으면서 김부장처럼 모든 아버지에게 부성애가 있다고 생각했고, 주강찬도 마찬가지"라며 "방식이 잘못됐지만 딸을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자존심이 무너지고 짓밟히면서 끝까지 간 것뿐이지, 시작만큼은 사랑하는 딸을 위해서였다"고 짚었다.
"물론 현실에서는 그러면 안 되죠. 저도 딸을 키우는 입장에서 공감한다고 하면 잘못된 겁니다. 어디까지나 드라마 속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노력한 거예요. 아무리 딸을 사랑한다고 해도 그런 방식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극 후반 김부장이 김민지를 구하면서 주강찬이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얻어맞는 장면은 큰 화제를 모았다. '김부장'에서도, 주강찬에게도, 주상욱에게도 단연 하이라이트였다. 당초 대본에서는 서로 주고받고 피도 흘리다 주강찬이 결국 패배하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어떻게 하면 더 큰 통쾌함을 느낄지를 고민한 끝에 지금의 장면으로 바뀌게 됐다.
이에 대해 주상욱은 "감독님이 고민을 많이 하셨다. 그동안 쌓아온 것도 있고, 이어질 이야기도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그냥 맞아야겠다고 결정하신 것 같다"며 "오히려 더 나았던 것 같다. 어설프게 싸우는 것보다 일방적으로 맞는 게 보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훨씬 통쾌했을 것"이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어 "재밌었다. 그렇게 맞아본 건 처음인데 그 정도로 맞은 건 아마 앞으로도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다"며 "그 장면을 그날 촬영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하루 종일 찍었다. 방송에서는 한 6~7분 정도 나간 것 같은데, 리허설을 하면 여기서 시작해서 한 바퀴 돌고 맞고 또 나가고…. 아무리 찍어도 아직 여기도 못 지나가고, 점심 먹고 와도 아직 같은 자리였다"고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하루 종일 맞았다. 사실 때리는 사람도 힘들다. 계속 동선을 맞춰야 하고, 서로 다치면 안 되지 않나. 하루 종일 조심조심 찍었는데 잘 나온 것 같다. 방송으로도 너무 재미있게 봤다"며 "최대한 열심히, 맞을 때 확실히 맞았다. 또 감독님이 고속 촬영도 많이 쓰고 굉장히 재밌게 연출을 해주셨다. 더 재밌게 만들기 위한 감독님의 고민의 흔적이었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소지섭에 대해서는 "너무 편하게 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상욱은 "이번에 처음 뵀는데 정말 착한 사람이고, 선한 사람이고, 반듯한 사람이다. 촬영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며 "형님도 늘 말씀하셨던 것 같은데, 가기 싫은 촬영장도 있고 불편한 촬영장도 있는데 이번에는 내일 또 촬영장에 가는 게 기대되는 현장이었다. 너무 편안했다"고 말했다.

'김부장' 제작발표회에서 이승영 감독은 "주상욱 배우는 '김부장'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만 해도 주상욱은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뜨며 굴렸고, 쑥스러운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칭찬이 멋쩍은 듯 고개를 젓기도 했다. 그러나 종영 후에는 다시 떠올려보게 되는 말이 됐다.
"저는 '감독님이 왜 저렇게까지 말씀하시지?' 싶었어요.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편집을 하면서 뭔가 느끼신 게 있으셨던 것 같아요. 지금은 진짜 '자이언트' 이후로 다시 한 번 터닝포인트가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작품이 어떤 작품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이번 작품 전과 후는 조금 다른 행보를 가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실제로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분량이나 포지션을 많이 신경 썼다면 이제는 캐릭터 자체의 힘과 어떻게 표현할지를 더 고민하게 됐다. 그는 "배우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도 예전보다 조금 더 편안해진 것 같다"며 "직책보다는 캐릭터를 보고 작품을 선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장 전문 배우'라 불렸지만 사장, 회장이 된 주상욱이기에 그 너스레가 더욱 뜻깊게 들렸다.

1998년 처음 TV에 얼굴을 비췄지만 30년 차 배우라는 말에 그는 "처음 TV에 얼굴이 나오긴 했는데 그 뒤로 10년 동안은 거의 아무것도 못 했다. 군대도 다녀오고 공백도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벌써 20년이 넘었다. '자이언트' 끝난 뒤부터는 쉬지 않고 작품을 했는데 그것도 벌써 16년이 됐다. 참 오래됐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주상욱은 "앞으로도 계속할 것 같다. 몇 년 차 배우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더 나이가 들어도 현장이 질리지 않는다. 현장만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있다. 그런 에너지를 받는 곳이고, 더 젊게 만들어주는 시간"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런 에너지를 받으면서 배우 생활을 하고 싶다. 삶의 활력도 결국 현장에 있는 것 같다"고 작품과 연기, 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주강찬이 꼴 보기 싫고 짜증 나는 악역일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강찬이 아니라 배우 주상욱을 응원해 주시는 것 같아서 굉장히 힘이 나요. 다음에도 어떤 작품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좋은 배우로 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응원해주시고, 인스타그램이랑 유튜브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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