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보완수사권 폐지’ 두고 뒤숭숭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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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대한 속도전에 나섰다. 사진은 한병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대한 속도전에 나섰다. 사진은 한병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면서 후폭풍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민주당의 당론 추인 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사의 표명설’이 제기되면서다. 이처럼 시기가 맞물리자,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당론 추인’과 정 장관의 ‘사의 표명’이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속도전에 나섰다.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향후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여야의 ‘강 대 강 대치’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 정성호, 연이은 ‘사퇴 의사’… 청와대는 ‘부인’

지난주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당론으로 정했다. 대신 △아동학대 △가정폭력 △성범죄 △아동 성범죄 △스토킹 △장애인 학대 △노인 학대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7대 범죄’에 대해선 개별법 개정을 통해 보완하기로 했다. 경찰이 수사한 사건을 모두 검사에게 송치하는 사실상의 전건 송치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전담 부서를 설치해 피해자의 자료제출권과 검사에 대한 의견 제출권 및 청취권도 신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당론 추인 후 정 장관의 사의 표명설이 흘러나오면서 뒤숭숭해 졌다. 정 장관은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에서도 ‘대통령이 귀국하면 직접 사의를 표명할 생각인가’라는 박지원 민주당 의원 질의에 “검찰개혁이 큰 틀에서 대부분 완료됐기 때문에 이제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되지 않겠나”라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시점이 맞물리면서, 민주당의 당론 추인과 정 장관의 사의 표명이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25일 “법무부 장관은 정부·여당의 주된 기조와 달리 보완수사권 존치를 무기로 기존 검찰 조직의 잔존을 위해 노력해 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는 순간”이라고 비판했다. 그간 정 장관은 ‘피해자 보호’ 등을 이유로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혀 왔다.

더불어민주당이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면서 후폭풍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민주당의 당론 추인 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사의 표명설’이 제기되면서다. 사진은 정 장관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는 모습.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면서 후폭풍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민주당의 당론 추인 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사의 표명설’이 제기되면서다. 사진은 정 장관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는 모습. / 뉴시스

다만 민주당은 당론 추인과 정 장관의 사의 표명이 무관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간 정 장관이 지속적으로 국회에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는 것이다.

법사위 소속인 김남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저는 정 장관과 좀 친하다. 정 장관이 이미 여러 번 국회로 돌아가겠다고 얘기를 계속해 오셨다”며 “건강상의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도 “최근 개인적으로 건강이 매우 안 좋아 수면장애가 있고, 그런 측면을 고려해서 대통령 주변에 계신 분들이랑 의논을 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검찰개혁 역할론’을 주문하며 사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지원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중수청·공소청이 10월 2일 출범한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이것을 피하고 나가겠다는 것은 옳지 않다. 책임회피”라며 “정 장관은 누구보다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분 아닌가. 그렇다면 대통령을 위해서 자기가 희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도 이날 정 장관의 사의 표명에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국빈 방문 중인 브라질 현지 브리핑에서 정 장관의 사의 표명에 대해 “공식적인 사의 표명은 확인된 바 없고, 사의 표명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이 사퇴 의사를 밝혔음에도, 청와대가 선을 그은 것은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게 아니라는 의미로 보인다. 또 민주당 내부와 마찬가지로 검찰개혁을 마무리하는 데 역할을 해달라는 뜻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 민주당, ‘30일 처리’ 추진… 국힘 ‘반발’

이처럼 보완수사권 폐지 등 검찰개혁을 둘러싼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당은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속도전에 나섰다.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한 것이다.

한병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주 검찰개혁의 마지막 퍼즐인 형사소송법 개정을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원칙은 ‘기소하는 검찰이 수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지난 80년간 수사권·기소권을 양손에 쥔 검찰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무자비한 칼춤에 무수히 많은 피해자가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그는 “때문에 검찰개혁은 허울뿐인 구호가 아니다”라며 “오직 국민을 위한, 국민이 주인인 형사 사법체계를 세우기 위한 역사적 과제이자 시대적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속도전에 나선 것은 10월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수청과 공소청이 출범한다는 점과 함께 ‘8·17 전당대회’에 보완수사권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른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자, 강하게 반발했다. 사진은 장동혁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자, 강하게 반발했다. 사진은 장동혁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이에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보완수사권 폐지에 신중한 입장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입장을 바꿔 민주당 강경파의 뜻에 따라 보완수사권 폐지에 동의했다”며 “이 같은 입장 변경은 이 대통령 공소취소를 빼고는 설명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보완수사권 폐지와 대통령 재판 공소취소를 맞교환할 의도가 없다면, 국민 앞에서 ‘공소취소는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면 된다”고 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전날(26일) 논평에서 정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것을 언급하며 “얼마나 무리한 폭주였으면 이 대통령이 사석에서 ‘성호형’이라 부른다던 ‘친명계(친이재명계) 좌장’ 정 장관마저 사표를 던졌겠나”라며 공세를 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30일 민주당이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경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포함한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여야의 ‘강 대 강 대치’가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에 나서도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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