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민규가 도루 능력은 저보다 훨씬 좋은 것 같아요.”
지난 24일 광주 KIA 타이거즈-키움 히어로즈전. KIA 이범호 감독은 5-5 동점이던 8회말 선두타자 박재현이 좌전안타를 날리자 뜻밖의 선택을 했다. 박재현을 빼고 대주자로 김민규를 투입했다. 물론 김민규는 현재 대주자, 외야 대수비 요원이긴 하다.

또한, 박재현은 SSG 랜더스와의 후반기 첫 4연전 기간에 이미 다리가 조금 좋지 않아 관리를 받았다. 이범호 감독은 여전히 박재현이 다리, 엉덩이 부분이 100% 상태가 아니라면서, 절체절명의 승부처에 득점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김민규를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박재현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는 판단 하에 이뤄진 교체였지만, 이범호 감독이 김민규의 주력을 얼마나 신뢰하는지 잘 드러난 대목이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2026년 3라운드 30순위로 입단한 오른손 외야수 김민규는 발이 엄청나게 빠른 신인이다. 5월20일에 1군에 첫 등록된 뒤 2개월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기자의 주관이지만, 지난 2월 아마미오시마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훈련을 열심히 하는 선수였다. 이범호 감독, 김주찬-조승범 타격코치의 지도를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다 빨아들이겠다는, 이글이글한 눈빛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때 이범호 감독은 김민규가 마무리훈련에서 너무 열심히 해서 1군 스프링캠프에 안 데려갈 수 없었다고 했다. 비록 개막과 함께 1군에 올리지 못했지만, 결국 시즌 중에 1군에 데뷔해 이미 42경기에 나갔다. 39타수 11안타 타율 0.282 6타점 15득점에 10도루다.
24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 당시, 헤럴드 카스트로의 낮은 탄도의 라인드라이브에 더블아웃을 당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타구였다는 게 관계자들 설명. 그러나 김민규는 25일 광주 키움전서 6-3으로 앞선 7회말 2사 1루서 나성범 대신 대주자로 투입돼 한준수 타석에서 공 2개만에 2루를 훔쳤다. 대타 김선빈의 우전안타에 홈을 밟아 귀중한 쐐기점을 올렸다.
김민규는 데뷔 시즌에 10도루를 기록한 9번째 타이거즈 선수가 됐다. 1985년 이순철을 시작으로 1987년 백인천, 1990년 이호성, 1992년 박재벌, 1993년 이종범, 1993년 김훈, 1996년 김종국, 2015년 김호령, 2022년 김도영까지 총 8시즌 동안 9명이 달성했다.
아울러 고졸 신인의 데뷔시즌 10도루를 김도영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김도영은 20022년 9월15일에서야 10도루를 했는데, 김민규는 이미 7월 말에 10도루를 해냈다. 2022년 김도영은 13도루였지만, 2026년 김민규는 13도루를 넘어설 전망이다.
다시 말해 김민규가 타이거즈 고졸 신인 도루 역사를 새로 쓸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이변이 없는 한 2군에 내려갈 가능성은 낮다. 박재현은 25일 경기를 마치고 자신 대신 김민규가 대주자로 들어갔던 것에 대해 “몸에 문제는 없다. 감독님이 나보다 민규가 빨라서 그렇게 한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재현은 “민규가 뛰는 걸 보면 진짜 빠르긴 빠르다. 민규가 도루 능력은 저보다 훨씬 좋은 것 같다. 나는 뛸 수 있는 기회가 많은데 민규는 후반에 나가는데도 도루를 그렇게 하는 걸 보면 투수의 습관도 잘 보는 것 같고, 엄청 능력이 좋은 것 같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KIA에서 누가 제일 발이 빠를까. 김도영도 있고, 김호령도 발이 꽤 빠르다. 박재현은 웃더니 “다 그냥 비슷한 것 같아요”라고 했다.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가 나중에 김호령, 김도영, 박재현, 박민규의 50~100m 달리기 레이스라도 시켜보면 재밌는 컨텐츠가 될 것 같긴 하지만, 부상 위험이 있어서 권하긴 어렵다.

김민규는 발로 구단 역사를 바꾸기 일보 직전인데, 사실 타격과 수비도 괜찮은 선수다. 대주자로 뛰긴 아깝다. 훗날 주전 외야수로 우뚝 서지 말라는 법이 없다. 부족한 건 오직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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