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중화학공업과 방산이 주도하던 정상외교 경제사절단 무대에 K-뷰티 기업들이 전면 배치됐다. 화장품이 국가 핵심 수출 품목으로 떠오르면서, 세계 3위 화장품 시장인 중남미 영토 확장을 위해 대통령 순방길에 동행한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상목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사장,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 천주혁 구다이글로벌 대표, 김성운 실리콘투 대표가 오는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다. 대규모 사절단을 동반한 남미 순방은 11년 만으로, 국내 뷰티 4개사가 소비재·유통 대표로 합류했다.
전통 제조업 위주였던 사절단에 화장품 브랜드와 유통 플랫폼이 패키지로 동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뷰티 브랜드와 유통 플랫폼 대표가 동시에 사절단에 합류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2억1000만 거대 시장…까다로운 위생 규제 정상외교로 돌파
뷰티 기업 수장들이 브라질로 향하는 이유는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보건산업통계(KHISS)에 따르면 올해 브라질 화장품 시장은 341억달러로 추산되며,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계 3위이자 중남미 핵심 거점이다.
인구 2억1000만명의 브라질은 다양한 피부·모발 특성을 지닌 소비층이 두터워 라틴아메리카 진출의 전초기지로 꼽히며, 한국은 현재 브라질의 화장품 수입국 6위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역시 K-뷰티에 대한 친밀감을 표해왔다.
당국의 규제 지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월 브라질 위생감시청(ANVISA)과 규제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식약처는 이번 순방을 계기로 ANVISA와 실무 협의를 강화해 심사 기간 단축, 비대면 서류 평가 도입 등 현지 허가 절차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까다로운 제품 등록과 관세장벽을 정상외교와 규제 협력으로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라네즈·메디큐브·조선미녀 안착…중남미 수출 131% 급증
참여 기업들은 현지 유통망 확장에 속도를 낸다.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 진출국을 브라질과 페루로 확장 중이며, 에이피알은 메디큐브를 앞세워 B2B 채널을 늘리고 있다. 구다이글로벌은 조선미녀를 브라질 세포라에 안착시켰고, 실리콘투는 연내 브라질 법인을 설립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1% 늘어난 57억2814만달러(8조5028억원)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특히 상반기 중소기업의 대중남미 화장품 수출액은 1억2000만달러로 131.9% 급증했다. 반면 기존 최대 시장인 중국 수출은 8억5000만달러로 5.1% 감소해, K-뷰티의 주요 영토가 중국에서 중남미와 북미 등 신흥 시장으로 빠르게 다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이번 순방은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중남미라는 대형 신흥 시장으로 축을 옮기는 K-뷰티의 구조적 전환점을 상징한다. 고질적인 위생 규제 장벽을 정부 간 협력으로 낮춘 만큼, 이제는 브랜드와 유통 체인을 묶은 민간의 속도전이 중남미 시장 선점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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