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국회로 간 카지노제도 개편, 업계 “생존권 문제”…제주는 특별법 적용으로 추후 논의

마이데일리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관광대국 시대, 카지노업제도 선진화 방향 토론회’에서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 오른쪽)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방금숙 기자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정부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률 상한을 10%에서 15%로 상향을 추진하자 카지노업계가 “생존권 문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한국관광학회 주최로 열린 ‘관광대국 시대, 카지노업 제도 선진화 방향 토론회’에서는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 확대와 카지노 면허 갱신제 도입을 두고 정부와 업계가 팽팽히 맞섰다.

토론자로 나선 최성욱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장은 “카지노를 한쪽에서는 사행산업으로 규제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주요 재원으로 보는 것은 이중 잣대”라며 "부담률 상한은 경영 악화를 넘어 적자 기업의 파산을 재촉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협회에 따르면 2025년 외국인 전용 카지노 매출 기준 관광진흥개발기금은 2194억7000만원으로 최근 10년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9년 1357억600만원보다 61.7% 늘어난 규모다. 1994년 이후 누적 산정액은 2조4685억에 달한다.

최 회장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카지노를 하고 있는 사업자들은 굉장히 힘든 상황”이라며 “롯데관광개발(드림타워)의 경우 2025년 영업이익 1333억원이 추가 기금을 반영하면 1176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18%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파라다이스, GKL, 강원랜드까지 업계 전체로 보면 영업이익 50% 정도 줄어드는 숫자가 나온다”고 “이는 수많은 직원들의 생존권 문제”라고 했다.

최성욱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장이 토론회에서 업계를 대변해 발언을 하고 있다. /방금숙 기자

권경상 전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조정실장도 업계에 힘을 실었다. 그는 1994년 관광진흥법 개정 당시 실무를 담당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당시 3년짜리 갱신허가제가 온갖 로비와 부조리로 얼룩졌던 전례가 있어 이를 폐지하는 조건으로 매출액 기준 기금 부과에 합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 환경과 규제 환경이 다른데 동일한 기금 부담률을 일괄 적용하지 말고, 사업자별 부담 능력과 투자 현황을 반영해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카지노업 전체의 발전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명진 문체부 카지노산업정책팀장은 “카지노업은 자유롭게 경쟁해 진입하는 일반적인 자유업이 아니라 정부의 특허를 통해 형성된 산업”이라며 “공익적 목적에 기여하도록 특정 민간 사업자에게 부여된 사업인 만큼 현재의 기여 수준이 외래객 3000만~4000만명 시대에 걸맞은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관광대국 시대, 카지노업제도 선진화 방향 토론회’ 현장. /방금숙 기자

가장 절박한 목소리는 인스파이어 측에서 나왔다. 대규모 투자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인스파이어 측은 기금 부담 확대가 사업 존립을 위협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인스파이어는 지난 2016년 문체부 공모사업을 통해 복합리조트 사업자로 선정된 뒤 1조9300억원을 투자했다. 앞으로도 3000억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하지만 2024년 개장 첫해 영업적자 1500억원, 이듬해 50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각각 2800억원과 1400억원에 달했다.

인스파이어 법무·대관 담당자는 “아직 영업이익 흑자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금융비용과 기금 부담이 함께 늘면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생존권 문제”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특혜를 부인하는 게 아니라 공적 기여가 관광진흥개발기금만을 의미하는지 봐달라”며 “직원 4000명의 고용과 논게이밍 시설 투자, 외래 관광객 유치도 공적 기여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체부 측은 인스파이어 등 각 기업의 특수성은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김나나 문체부 융복합관광과장은 “인스파이어는 2005년 GKL 허가 이후 19년 만에 나온 신규 허가 사업자”라며 초기 대규모 투자와 금융부채로 인한 적자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금 요율이 10%에서 15%로 오른다고 기존 납부액이 바로 50%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관광대국 시대, 카지노업제도 선진화 방향 토론회’ 현장. /방금숙 기자

그는 “기금은 누진 구조로 현재 10억원 이하 1%, 10억~100억원 5%, 100억원 초과 10%로 돼 있다"며 "15%는 100억원 초과 구간을 그대로 15%로 올리는 게 아니라 매출 일정 규모 이상 구간을 새로 신설해 그 구간에만 적용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액 기준 부과 방식에 대한 비판에 대해 “매출액 기준 부과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이라며 “헌법에서도 합헌이라고 결정했고, 카지노업은 일반 제조업과 달리 원재료 투입이 적고 영업이익이 회계 처리에 따라 변동될 수 있어 매출액이 오히려 객관적 기준이 된다”고 해명했다.

또한 갱신허가제에 대해서도 “국제적으로 허가제로 카지노를 운영하는 국가 중 사업자의 허가 요건 충족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지 않는 나라는 사실상 없다”며 “30년간 지속된 제도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기금 부담 체계와 갱신허가제 도입을 위한 제도 정비를 이어갈 방침이다. 구체적인 기금 요율과 갱신 주기, 시행 시점 등은 확정되지 않은 만큼 향후 입법 과정에서 추가 조정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한편 이후 추진되는 개정안은 내륙에서 영업 중인 카지노 9개 사업장에 우선 적용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별도로 특별법이 적용되고 있어서다. 이에 대한 논의도 추후 함께 들여다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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