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조윤찬 기자 펄어비스가 일본에서 ‘붉은사막’ 개발 경험을 공유했다. ‘붉은사막’은 대규모 오픈월드 곳곳에 풍부한 콘텐츠와 상호작용 가능한 오브젝트를 배치하며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흥행했다. 퀘스트 수행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플레이가 아닌 이용자가 자신의 탐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 생산성 극대화 프로세스 구축, 환경-콘텐츠-메타게임 3가지 레이어별 개발
23일 펄어비스가 일본 요코하마시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CEDEC 2026에서 ‘붉은사막’ 개발 과정을 공유했다. 이날 두승빈·김현겸 펄어비스 신작게임디자인실장이 ‘붉은사막: 대규모 오픈월드 개발 프로세스 구축’을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7년간 ‘붉은사막’을 개발하며 사내에서 장기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역량을 쌓았다. MMORPG ‘검은사막’을 서비스하던 펄어비스에게 PC·콘솔 오픈월드 싱글플레이 프로젝트는 큰 도전이었다.
‘검은사막’ 서비스와 다른 신작 개발도 있어 ‘붉은사막’ 개발팀은 200명여명으로 구성됐다. 이에 효율적인 프로세스로 대규모 오픈월드에 환경과 콘텐츠를 쌓아가는 게 필요했다. 펄어비스는 개발 초기 먼저 퀘스트를 개발하고 그에 맞는 오픈월드를 구현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대규모 오픈월드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반복되는 수정으로 제작 기간을 늘렸다.
펄어비스는 시행착오를 거쳐 △환경(지형, 식생 등) △콘텐츠(요새, 보물상자 등) △메타게임(교역소 등) 3가지 레이어를 독립적으로 개발해 쌓아가는 방식을 택하며 생산성을 높였다. 스토리와 퀘스트 변경 때문에 오픈월드를 수정하는 일을 최소화하는 조치다.
‘붉은사막’의 오픈월드는 단순히 퀘스트를 수행하는 장소가 아니라 이용자가 스스로 탐험을 즐기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 오픈월드에 최대한 많은 상호작용 기믹 배치, 탐험 가치 높여
상호작용, 반응, 파괴 등이 가능한 오브젝트 기믹을 오픈월드에 최대한 많이 배치한다는 규칙도 세웠다.
실제 이용자는 게임 내에서 메인 퀘스트뿐만 아니라 서브 퀘스트와도 무관하게 자신만의 탐험을 만들어 갈 수 있다. 펄어비스의 자체 블랙스페이스 엔진이 생생한 오픈월드를 구현하며 이를 뒷받침했다.
캐릭터가 눈이 쌓인 곳을 지나가면 흔적이 계속 남고, 주변 동물이나 도적들을 처치한 이후 사체를 들어 옮길 수도 있게 했다. 캐릭터의 몸에 닿은 풀과 꽃이 반응해 흔들리는 연출은 생생함을 더했다. 이용자는 NPC의 소지품을 훔치거나 위협해 현상금 수배가 되기도 하는 등 게임의 자유도가 뛰어나다.
플레이에 따라 일정 범위의 오픈월드가 변화하는 상호작용도 이뤄진다. 일례로 적이 점령한 요새를 공략해 해방하면 아군 깃발이 등장하고 무너진 시설이 재선되며 물품을 거래할 수 있는 상인 등의 환경이 생겨난다. 이에 대해 펄어비스는 위상변화 개념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게임 플레이 이후 다른 맵을 로드하는 게 아니라 데이터를 변경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 두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면서도 효과적인 상호작용을 구현했다.
펄어비스는 스토리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것을 과제로 제시했다. 자유로운 탐험 개발 방향과 3가지 레이어별 개발 방식은 게임사가 보여주는 스토리의 개연성과 응집력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펄어비스는 최근까지도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며 이용자 피드백에 반응했다.
펄어비스 측은 “기본적으로 코어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유저들이 더욱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중심으로 업데이트했다”고 말했다.
‘붉은사막’은 글로벌 600만장이 판매되며 한국 대표 게임으로 떠올랐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이 향후 프로젝트의 기반이 되길 기대했다. 최근 ‘붉은사막’은 영국의 ‘디벨롭 스타 어워즈’에서 기술 혁신상을 수상하며 블랙스페이스 엔진의 독창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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