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코스닥 상장사인 2차전지 장비 제조업체가 하도급 계약서를 제대로 발급하지 않고 부당하게 일을 맡기다가 정부 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보마그네틱이 탈철기의 바디, 프레임 및 스크린 제조를 위탁하는 과정에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상 서면발급의무를 위반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200만원을 부과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대보마그네틱은 1994년 설립되어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탈철기 전문 제조업체다. 이들이 만드는 탈철기는 자기장을 이용해 원재료 내 미세 금속 이물질을 제거하는 장비로,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2차전지 배터리 기업에 납품된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보마그네틱은 2021년 11월부터 2022년 7월까지 2개의 수급사업자에게 총 51건의 탈철기 부품 제조를 위탁했다. 이 과정에서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상호 서명하거나 기명날인한 법정 서면을 수급사업자가 작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단 한 차례도 발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50건은 이메일로 약식 발주 처리, 대급지급 및 검사 방법 등 핵심 조항 누락
구체적인 위반 행태를 보면 대보마그네틱은 총 51건의 거래 중 50건에 대해 도면과 품명, 발주 수량, 납기일 등 최소한의 정보만 적힌 이메일을 수급사업자에게 툭 던지는 방식으로 개별 발주를 감행했다.
나머지 1건의 거래 역시 심각했다. 당사자 간의 서명이나 기명날인이 완전히 빠져 있었으며, 하도급 대금의 지급 방법이나 목적물 검사 방법 및 시기 등 하도급법이 규정한 필수 법정기재사항이 대거 누락된 '발주서 겸 계약서'만을 형식적으로 발급하는 데 그쳤다.
하도급법 제3조에 따르면 원사업자가 제조 위탁을 할 때는 하도급 대금과 지급 방법 등을 명확히 기재하고 쌍방이 서명·날인한 서면을 수급사업자가 물품 납품을 위한 작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반드시 교부해야 한다. 그러나 이준각 대표이사가 이끄는 대보마그네틱은 이를 정면으로 위반하여 거래 당사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위법한 거래를 지속했다.
공정위 제도 개선으로 법 위반 억지력 강화, 정액 과징금 부과 기준금액 상향 추진
이에 따라 공정위는 향후 동일하거나 유사한 위반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재발방지명령과 함께 정액 과징금 3200만원을 부과했다. 서면발급의무 위반행위의 경우 명확한 위반 금액의 비율을 산정하기 곤란하다는 특성을 고려해 정액 과징금 조치가 내려졌다.
공정위는 현행법상 정액 과징금 상한이 위반 행위의 중대성에 비해 다소 낮아 제재의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어 정액 과징금 부과 기준금액을 대폭 상향하고 부과 기준을 합리화하는 과징금 제도 개정 작업을 추진 중이다. 실제로 공정위는 위반 행위 정도에 걸맞은 수준의 과징금이 적절히 부과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고시 개정을 거쳐 법 위반 억지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정위의 제재 조치는 하도급 거래의 가장 기본이 되는 서면발급의무 위반을 엄격히 처벌함으로써 거래 조건을 명확히 하고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겠다는 하도급법의 대원칙을 다시 한번 시장에 각인시켰다. 공정위는 "서면 미발급 등 하도급 거래의 근간을 흔드는 불공정 행위에 대해 예외 없이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시장 전반에 자율적인 법 준수 문화가 스며들 수 있도록 감시망을 촘촘히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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