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김경현 기자] "캐치볼하는 식으로 던져야 들어가더라"
ABS 도입 이후 하이존을 공략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드디어 부담을 내려 놓고 제구를 잡았다. KT 위즈 고영표의 이야기다.
고영표는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7승(6패)을 기록했다.
고영표의 호투 속에 KT는 2023년 7월 2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2023년 8월 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이후 1080일 만에 7연승을 달렸다. 또한 LG를 밀어내고 단독 2위로 도약했다.

가장 어려워하는 1회를 넘기자 금방 흐름을 탔다. 고영표는 1회 문성주를 중견수 뜬공, 송찬의를 3루수 땅볼, 오스틴을 유격수 땅볼로 솎아 냈다. 이어 2회와 3회에도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4회 첫 득점권 위기를 맞이했다. 선두타자 문성주에게 1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내줬다. 2사 이후 문보경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2사 1, 2루에 몰렸다. 고영표는 문정빈에게 3연속 체인지업, 3연속 헛스윙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5회 첫 타자 오지환에게 단타를 맞았으나 세 타자를 범타로 처리했다. 6회에도 2사 이후 단타만 내줬을 뿐 문보경을 루킹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7회부터 구원진이 등판, 고영표는 이날 임무를 마쳤다. 불펜 투수들은 3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팀 타선도 4점을 지원하며 고영표에게 승리를 안겼다.

경기 종료 후 고영표는 "전반기 던지고 말소되면서 휴식을 많이 가져갔다. 그래서 몸 상태는 좋았다. 감각적으로 떨어져 있다는 느낌도 받았는데, 경기를 하면서 빨리 찾아갔던 게 좋은 결과로 나왔다"고 소감을 남겼다.
무게감이 적지 않은 경기였다. 팀은 6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이날 승리하면 KT는 단독 2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마인드 컨트롤 비결을 묻자 "늘 해오던 제일 작은 것에 집중하려 한다. 마운드에 서서 다리 드는 것, 공이 떨어져 나가는 느낌, 이런 투구 루틴을 최대한 집중하려고 한다"라면서 "불안하거나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 편이다. 최대한 순간순간에 집중하고 긍정적인 생각만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보통 LG는 고영표를 맞아 좌타 일색 라인업을 구성하곤 했다. 이날은 우타자가 총 6명으로 평소와 라인업이 달랐다. 염경엽 감독은 연패를 끊기 위해 장타자 위주로 타선을 꾸렸다고 했다.
이에 대해 "다르게 라인업이 나온 걸 보고 더 긴장했다. 주전 라인업을 생각해 왔지만 벤치에 있는 친구들이 라인업으로 나왔다"며 "저번 경기(6월 3일 수원 LG전)에서 문정빈, 이재원, 송찬의를 상대해 봤다. 그 잔상을 떠올리며 준비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LG는 고영표를 괴롭혔다. 한때 'LG 킬러'로 불렸으나 2022년부터 전세가 역전됐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19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6.43으로 크게 무너졌다. 2025년은 아예 LG전에 등판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2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38로 강하다.
LG전 천적 관계가 뒤바뀐 비결을 묻자 "상단에 패스트볼을 많이 쓰고 있다. 커브 그립도 바뀌었다. 그런 부분이 달라졌다. 늘 제 공을 잘 치던 선수들이 어디를 잘 쳤는지 알고 있다. 그것에 맞게 확률이 더 적은 쪽을 공략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고영표는 ABS 도입 후 지속적으로 하이존 공략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사이드암 투수이기에 존 상단에 공을 뿌리려면 매커니즘적으로 오버핸드 투수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허리와 팔 각도의 수정이 필요하기에 몇 번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고영표는 "상단 존에 어떻게 던져야 보더라인에 걸칠 수 있는지, 어떻게 던져야 할지 몰랐다. 올해 경기를 하다 보니, (한)승택이와 많이 시도를 하다 보니, 캐치볼 하는 식으로 던지면 들어가더라. 캐치볼처럼 가슴에 던진다고 생각해야 들어가더라. 그렇게 마인드셋을 바꾸니까 된다"고 전했다.
이제 하이존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았냐고 묻자 "그렇다. 구속보다는 꽂히는 로케이션과 커맨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거기는 파워 피칭보다 상대의 존을 흐트러트리는 것이기 때문에 정확성이 중요하다고 판단을 했다. 더 가볍고 정확하게 던져보자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날 고영표는 깔끔한 상하분리 피칭을 했다. 패스트볼은 존 상단, 체인지업은 존 하단을 공략했다. 부담을 버리자 원하는 그림이 그려졌다. 앞으로 고영표의 투구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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