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구일행(一球一幸). 공 하나하나에 행복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 드넓은 운동장에서 공을 던지고 치고 달리며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는 소년들. 바로 대한유소년야구연맹(회장 이상근) 소속 유소년야구 선수들이 주인공이다. '공부하는 야구, 행복한 야구, 즐기는 야구'를 지향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은 2011년 문을 열고 한국 야구 유망주 육성 산실이 됐다.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 중인 왼손 투수 최승용을 비롯해 여러 프로 선수들을 배출하며 한국 야구 저변 확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 야구를 넘어 스포츠 전체에 좋은 모범사례가 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 본다. <편집자 주>


[마이데일리 =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 심재희 기자] 일구일행인터뷰 서른세 번째 초대 손님은 김민범(53) 평창반다비스 유소년야구단 감독이다. 김 감독은 KBO리그에서 14년 동안 활약한 프로 출신 지도자다. 유소년야구단 감독으로 변신해 또 다른 야구 인생을 걷고 있다. 자신이 자란 평창에서 야구 기대주들을 키워내는 김 감독이 그리는 빅픽처를 들어 봤다.
◆ 평창의 아들, 유소년야구 감독으로 돌아오다
김민범 감독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처음 시작했다. 평창초등학교에서 공을 던지며 야구와 인연을 맺었다. 경포중과 강릉고를 거쳐 1992년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했다. 1994년 프로 데뷔 후 첫 1군 경기를 치렀다. 1996년 태평양이 현대 유니콘스로 바뀌면서 현대의 왼손 중간계투로 계속 활약했고, 2008년에는 키움 히어로즈의 전신인 우리 히어로즈 소속이 됐다. KBO리그 통산 234경기 출전 120.2이닝 1승 2패 1세이브 7홀드 평균 자책점(ERA) 4.77을 찍었다.
'에이스' 정민태와 함께 현대에서 뛰었다. 박재홍, 안병원, 이재주, 최원호 등 동갑내기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현대 왕조 건설에 힘을 보탰다. 2008년 현역 은퇴 후 2016년까지 히어로즈 구단 전력분석팀에서 팀을 도왔다. 이후 독립구단 쪽에서 일을 하다가 2022년 새로운 운명을 맞이했다.
평창의 아들이 평창으로 돌아왔다. 유소년야구단 지도자로 변신해 새 출발 선에 섰다. 2022년 평창반다비스 유소년야구단 창단과 함께 감독을 맡았다. 엘리트 야구 쪽에서 약 37년간 생활한 후 고향에서 야구 기대주들을 키워내기 위해 유소년야구단 감독직을 수락했다. 그는 "평창으로 돌아와 어린 선수들을 가르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며 창단 당시를 떠올렸다.

◆ 삼촌 리더십
팀 이름이 조금 특이했다. 김 감독은 평창에서 치른 2018 평창 동계올림픽·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마스코트에서 팀 이름을 따 왔다고 밝혔다. "반다비(Bandabi)는 수호랑(Soohorang)과 함께 2018 평창 올림픽·패럴림픽을 상징했다. 반다비는 곰이고, 수호랑은 호랑이다"며 "평창을 널리 알린 반다비처럼 유소년야구단도 널리 뻗아나가자는 의미를 담아 팀 이름에 '반다비스'를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도자 철학에 대해서 물었다. 그는 37년 동안 엘리트 야구판에 있었던 경험을 잘 살려 유소년야구계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뜻을 확실히 밝혔다. "유소년야구는 엘리트 야구랑 다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야구를 할 수 있게 돕는 게 제가 할 일이다"며 "친목과 협동이 매우 중요하다. 여러 선수들이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다. 저는 아이들이 예의를 잘 갖추고 야구를 즐겁게 할 수 있게 돕는다"고 전했다.
그는 어린 아이들과 소통할 때 '삼촌 리더십'을 떠올린다고 강조했다. "유소년야구단을 맡으면서 아이들과 잘 소통하려고 애썼다. 아이들이 야구에 재미를 더 느낄 수 있도록 '삼촌'처럼 다가갔다"며 "주위에서 '삼촌 리더십'이라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있다. 계속 삼촌처럼 어린 아이들과 야구를 함께 할 것이다"고 알렸다. 아울러 "저희 구단은 현재 22명 정도로 구성돼 있다. 모두 야구를 즐기는 취미반이다"고 덧붙였다.

◆ 투수가 강해야 팀이 강해진다
김 감독은 프로 무대에서 10여 년간 투수로 활약했다.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요청하자 "저는 제구형 왼손 투수였다. 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을 던졌다"며 "공이 빠르진 않았다. 시속 130km 중반에서 140km 초반 정도의 빠른 공을 뿌렸다. 포크볼이 꽤 좋아 결정구로 많이 사용했다"고 대답했다.
평창반다비스 유소년야구단 컬러에 대해서 물었다. 김 감독은 곧바로 "우리 구단은 투수력으로 승부한다"고 했다. 프로에서 오랫동안 투수로 뛴 경력을 살려 어린 선수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저희 구단 인원의 80%가 투수로 뛸 수 있다. 투수로 성장할 수 있는 아이들이 많다"며 "좋은 투수들을 키우기 위해서 체력 훈련을 많이 시키는 편이다. 체력과 기본기를 다지고, 릴리스 포인트가 흔들리지 않게 한다"고 부연했다.
투수력이 강한 평창반다비스는 창단한 지 4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2024년 안동하회탈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 유소년리그 백호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올해 3월 스톰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 주니어리그 정상을 정복했다. 김 감독은 "평창군의 지원 속에 평창야구장을 잘 쓰면서 아이들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 계속 함께 호흡한 선수들이 올해 주니어리그에서 우승해 의미가 더 크다"며 "올해 더 많은 우승을 하고 싶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 평창 야구의 '뿌리'를 심다
강원도 평창에서 자라 평창에서 야구를 시작했다. '야구 불모지'로 평가받은 평창에서 성장해 프로 무대를 밟고 매우 오랫동안 뛰었다. 현역 은퇴 후 평창으로 돌아와 후진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선수로서 평창 야구의 저력을 보여줬고, 이제 평창 야구의 도약을 위해 지도자의 길을 걷는다.
장기 목표에 '뿌리'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는 "고향인 평창에서 야구 지도자로 활약할 수 있어 매우 기쁘고, 감사한 마음 또한 가지고 있다. 4년 동안 어린 선수들과 호흡하면서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성과가 나와 뿌듯하다"며 "평창반다비스 유소년야구단에서 야구를 시작한 아이들이 좋은 선수로 더 많이 성장하길 기대한다. 우리 팀이 평창 야구의 뿌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끝으로 김 감독은 고향 팀에서 야구 기대주를 키울 수 있게 도움을 준 사람이 많다고 재차 강조했다. "고맙다는 말을 자주 전하지 못해 죄송한 분들이 꽤 많다. 평창에서 어린 선수들과 호흡할 수 있게 도움을 주신 우승화 평창반다비스야구단 사회적협동조합 대표님, 김창사 평창군야구협회 회장님, 심재국 평창군수님, 이창열 평창군 의원님께 정말 감사하다. 그리고 저와 저희 구단 아이들에게 대회 참가와 경기 출전 기회를 마련해 주시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이상근 회장님, 윤이락 사무총장 님 등 임직원 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