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시 한번 키움 히어로즈가 말한다. 돈 없는 구단 아니라고.
키움이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구단들보다 자금 운영의 폭이 좁고, 여유가 덜하다는 건 키움 사람들도 인정한다. 그러나 “키움이 돈 없는, 가난한 구단이다?”라고 말하면 어불성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2008년 창단해 20년 가까이 야구단을 운영하겠는가.

물론 선수를 팔아 구단의 생명력을 이어가던 시절이 잠시 있긴 했다. 그러나 창단 초창기의 얘기다. 이제 키움은 어엿한 프로스포츠 최초의 자생구단으로 명목을 이어가고 있다. 이 불경기에 키움과 스폰서십 등 다양한 형태로 관계를 이어가는 기업이 한, 둘이 아니다.
키움은 지난 13일 우완 하영민(31)에게 8년 80억원 비FA 다년계약을 안겼다. 하영민에 대해 불거진 트레이드설을 불식하고, 돈 없는 혹은 소극적으로 쓰는 구단이 아니며, 선수에게 행복한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구단이라는 메시지를 다시 한번 분명하게 전한 셈이다.
더구나 KBO리그는 2027년부터 경쟁균형세 하한선을 적용한다. 내년엔 60억6538만원이다. 하한액 미달시 1회 미달 시 구단은 미달분의 30%, 2회 연속 미달 시는 미달분의 50%, 3회 연속 미달 시는 미달분의 100%를 유소년 발전기금으로 납부한다.
키움은 2025시즌 기준 연봉 상위 40인 기준 팀 페이롤이 43억9756만원이었다. 하영민의 8년 80억원 계약으로 연평균 10억원씩 팀 페이롤이 늘어난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족하다. 결국 키움이 다가올 겨울에는 굵직한 외부 FA를 영입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팀 전력을 볼 때 진작 외부 FA를 영입해야 했다. 물론 영입 시도를 안 한 것은 아니었다. 현재 수도권 구단에서 뛰는 이적생 야수에게 FA 시장에 나왔을 당시 초대형 오퍼를 넣으려고 했지만 발을 뺐다. 늘 FA 시장에서 외부영입 고민을 하는 구단이다.
그러나 이젠 미룰 수 없다. 마운드는 젊은 선수들을 다수 발굴했고, 이변이 없는 한 9월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하현승(부산고)도 데려온다. 올 겨울엔 타자 외부 FA를 영입해서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 송성문(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이 차례로 빠져나간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 안 그래도 없는 전력에 송성문마저 빠진 올해 키움 타선의 각종 스탯은 심각성을 넘어 절망감을 안기는 수준이다.
8년 80억원 계약을 하영민에게 내년부터 안기니, 다가올 FA 시장에서 초대형 계약은 불가능하다고? 절대 그렇지 않다. 80억원 계약은 FA든 비FA든 매우 큰 규모다. 그러나 계약기간이 8년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어차피 연간 10억원밖에 안 한다. 키움은 전통적으로 팀 연봉 고과 1~2위 선수에겐 10억원안팎의 후한 계약을 안겨왔다. 하영민이 앞으로 8년간 이를 도맡는다고 보면 된다.
송성문이 메이저리그에 안 갔다면 정말 올해부터 6년간 120억원을 주려고 했던 구단이다. 그것도 연간 20억원일 뿐이다. 키움은 하영민 계약을 시작으로 노선을 완전히 바꿀 때가 됐다. 올 겨울 외부 FA를 제대로, 특히 S급이나 A급 대형선수를 데려와야 반등의 기초를 닦을 수 있다. 더 이상 타 구단 방출선수나 전성기 지난 저렴한 FA 영입은 안 된다.

육성이 늘 성공한다면 FA 인플레이션이란 말은 없어져야 한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키움은 최근 수년간 신인드래프트에서 좋은 선수를 가장 많이 데려갔고, 지명권 트레이드로 더 많은 선수를 데려갔다. 그러나 그 중 누가 1군 주전으로 자리잡았나. 포수 김건희밖에 없다. 답은 나왔다. 키움은 하영민 계약을 시작으로 수년간 FA든 비FA든 초대형 계약이 계속 필요하다. 그래야 단계적으로 팀 경쟁력 향상을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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