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세에 장중 8% 가까이 급락하며 6900선 아래로 밀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주에 매물이 집중된 가운데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7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95.45포인(7.96%) 내린 6880.16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63.91포인트(0.85%) 하락한 7412.03으로 출발한 뒤 장중 한때 상승 전환했지만,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면서 낙폭을 빠르게 키웠다. 코스피가 장중 70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5월 4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1236억원, 기관은 5902억원을 각각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은 2조6261억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시장 안정 장치도 잇달아 가동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10시34분 코스피200 선물가격이 기준가격보다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자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이어 오후 1시28분에는 코스피가 전일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이어지면서 유가증권시장 매매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이번이 7번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반도체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9% 넘게 하락한 25만925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도 13% 이상 급락해 189만원대로 밀렸다.
SK스퀘어(-15.19%)와 삼성전기(-17.68%) 등 반도체 관련 종목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1.38%)과 KB금융(1.14%) 등 일부 비반도체 대형주는 상승세를 나타내며 업종별 차별화가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업황 고점(피크아웃)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차익실현 매물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나스닥 상장 첫날 흥행에 성공한 SK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도 국내 본주의 매도세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다시 격화하면서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한 점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하자 원·달러 환율도 장중 1500원대 중반으로 상승했다.
코스닥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34.92포인트(4.17%) 내린 802.55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4145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2376억원, 1755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주를 둘러싼 실적 눈높이 조정과 외국인 수급 불안이 진정되기 전까지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수 급락에 따른 반대매매와 프로그램 매도가 추가로 출회될 경우 낙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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