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박재현의 큰절을 어떻게 보셨나요?”
7일 부산 사직구장.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에게 지난 5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이 우천취소된 뒤 방수포 위에서 ‘사과 세리머니’를 펼친 박재현(20)을 봤느냐고 물었다. 박재현은 4일 광주 NC전 9회말 1사 3루서 본헤드 주루플레이로 팀 패배의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

1사 3루서 아웃카운트를 착각했거나, 아니면 컨택플레이를 지시받았으나 타구가 뜬 것을 확인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박재현은 방수포 위에서 그날의 흑역사를 굳이 그대로 재현했다. 또 세리머니를 하기에 앞서 3루 KIA 내야 응원석에 넙죽 큰 절을 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KIA 팬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박재현을 원망했던 팬들이 박재현의 진심어린 사과, 재치 있는 세리머니에 마음을 다시 열었다. 박재현이 방수포에서 빠져나가자 큰 박수로 격려했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이 KBO 역사에 남을 만한 우천 세리머니를, 정작 이범호 감독은 못 봤다고. 하긴 경기 취소가 결정되면 대부분 감독은 감독실로 들어가 일과를 마무리하고 짐을 싸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게 수순이다.
이범호 감독은 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웃더니 “저는 안에 있었는데 함성 소리가 굉장히 크더라고요. 그래서 뭔일인가 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또 웃으며 “공개 사과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라고 했다.
보통 멘탈이 아닌 선수다. 그 정도의 결정적 본헤드플레이를 하면 기가 죽고, 자기 플레이를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박재현은 용기를 냈고, 재치 있는 사과로 오히려 팬들의 마음을 샀다. 정말 큰 선수가 될 자질이 있다.
이범호 감독은 “그렇죠. 그런 거 숨고 그렇게 안 만들려고 그날도(4일) 미팅해서 좋은 얘기만 했다. 그런 데 팀인 것 같다. 개인보다 팀이 먼저다. 어떻게든 서로 도와주려고 하면 좋겠다고 했다. 본헤드플레이에 대해선 분명히 본인도 느낄 것이기 때문에...”라고 했다.

또한, 이범호 감독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가 중요하다. 대충 뛰어서 3루타를 쳤거나, 대충 플레이하다 죽었으면 혼냈을 건데 어떻게든 한 베이스를 더 가려고 하다 그런 플레이가 나왔다. 젊은 선수들은 아무래도 여러 얘기를 해줘야 기억할 수 있다. 스태프에도 계속 그런 얘기를 하라고 그래서 그렇게 얘기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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