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희귀질환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100일 단축) 시범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급여 등재 기간을 대폭 줄이는 대신 사후 평가를 도입하는 '선등재·후평가' 방식이 처음 적용되면서, 제약업계의 경쟁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정부는 7월부터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시범사업 공모를 시작했다. 첫 공모는 오는 8월31일까지 진행되며, 심사를 거쳐 9월 중 최대 5개 품목이 선정될 예정이다.
이번 시범사업의 핵심은 기존 약가 협상과 경제성 평가 절차를 간소화해 건강보험 급여 등재 기간을 기존 240일 이상에서 100일 이내로 단축하는 것이다. 우선 건강보험을 적용한 뒤 4년 차에 국내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치료 효과를 다시 평가하는 '선등재·후평가' 방식이 도입된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약가 조건에 주목하고 있다. 시범사업 참여를 위해서는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 8개국(A8) 조정 최저가의 90% 수준을 수용해야 해 글로벌 약가 체계 유지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유통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급여 적용 직후 전국 상급종합병원에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심사 단계부터 본사와 공급 물량을 조율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초기 재정 한도가 제약사 제출액 기준 최대 300억원으로 설정된 만큼, 신속한 공급 능력이 시장 선점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케미칼(285130)이 국내 판권을 보유한 듀센 근이영양증(DMD) 치료제 '빌주비'와 한독(002390)이 도입을 추진 중인 소아 연골무형성증 치료제 '복스조고' 등이 이번 시범사업의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두 제품 모두 환자단체가 조속한 보험 적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치료제로, 제도 취지에 부합하는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0일 신속등재 시범사업은 제약사의 경쟁 축을 대관 업무에서 실시간 공급망 관리와 데이터 확보 역량으로 옮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치료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와 안정적인 공급 능력이 향후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시범사업의 최종 선정 품목은 오는 9월 중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보고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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