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두완 기자 정부가 서남권 신규 반도체 산업단지에 하루 65만톤의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야당이 “기존 가뭄대책 물량을 반도체 용수로 재활용한 것”이라고 반발하면서 공급계획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신규 확보 방안이라고 설명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미 주민 식수와 기존 산업단지 공급을 위해 계획된 물량이라고 맞서고 있다.
◇ 반도체 용수 둘러싼 해석 충돌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달 30일 ‘서남권 신규 반도체 산단 일일 65만톤 용수 세부 공급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동복댐 30만톤 △주암댐 5만톤 △장흥댐 10만톤 △보성강댐 10만톤 △나주댐 10만톤 등 모두 65만톤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동복댐은 댐 증고(기존 댐의 높이를 높여 물을 더 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공사)와 여유량을 활용하고 장흥댐과 주암댐은 여유 물량과 기존 배분 조정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7일 공개한 자료에서 정부 설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을 내놨다. 박 의원은 2023년 정부가 발간한 ‘영산강·섬진강 유역 가뭄백서’를 분석한 결과 이번 공급방안에 포함된 5개 댐 모두 2022~2023년 극심한 가뭄 당시 고갈 위기를 겪었거나 주민 생활용수 확보를 위한 비상대책의 핵심 수원이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특히 광주의 주 식수원인 동복댐이 2023년 저수율 19.1%까지 떨어졌고, 주암댐 역시 같은 해 역대 최저인 20.3%를 기록하는 등 당시 정부 스스로 ‘관측 이래 최악의 가뭄’으로 평가했던 시설이라고 지적했다. 보성강댐도 발전을 중단한 채 주암댐에 긴급 용수를 지원했고, 장흥댐과 나주댐 역시 가뭄 대응 체계에 포함됐던 만큼 이를 반도체 용수의 여유 물량으로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논란의 핵심은 장흥댐과 주암댐 물량이다. 박 의원은 장흥댐 하루 10만톤은 이미 영산강·섬진강 유역 중장기 가뭄대책의 일환으로 광주·전남 지역 생활용수 안정을 위해 추진된 장흥댐-주암댐 도수관로 연계사업의 기반 물량이라고 주장했다. 또 주암댐 물량 역시 여수·광양 국가산업단지 공업용수 공급사업과 연계된 계획이 추진되고 있어 반도체 산업단지를 위한 신규 용수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정부는 이번 공급계획이 댐 증고, 미사용 배분량 활용, 발전용수 전환, 농업용수 대체공급 등을 통해 반도체 산업단지에 필요한 용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방안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동복댐은 댐 증고를 통해 추가 용량을 확보하고 보성강댐과 나주댐도 기존 용수 운영체계를 조정해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쟁점은 정부가 발표한 하루 65만톤이 실제 신규 확보 물량인지, 기존 가뭄대책과 기존 용수계획을 활용한 물량인지에 있다. 이에 따라 극한 가뭄이 재발할 경우 반도체 산업용수와 주민 생활용수를 동시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 여부도 정책 검증의 핵심 과제인 셈이다. 정부는 아직 박 의원의 구체적인 지적에 대한 항목별 반박은 내놓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장흥댐과 주암댐 물량의 중복 여부, 동복댐 증고를 통한 실제 확보 가능 물량, 기존 산업단지 공급계획과의 관계 등에 대한 정부의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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