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첨단 기술 분야의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힘을 싣고 있는 ‘3대 메가 프로젝트’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속도전’을 강조했다.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한 만큼 정부 행정이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강조하면서다. 정부는 이날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의 신규 부지로 광주 군 공항을 선정하고 후속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매달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주재해 이를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6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메가 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열고 지난달 29일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 관련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메가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대규모 투자가 예정된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청와대는 우선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부지로 광주 군 공항 부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해당 부지가 여러 측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약 250만 평의 넓은 부지를 확보할 수 있는 데다가 광주 도심과의 근접성이 좋아 인력 확보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공항 부지의 특성상 이미 평탄화 작업이 돼 있는 만큼 공기(工期)를 단축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기업들은 호남권 입지 후보지 중 광주 군 공항이 가장 적합한 부지라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 이후 약 일주일여 만에 부지 선정까지 마무리한 것은 그만큼 이번 프로젝트 추진에 대한 ‘속도감’이 중요하다는 청와대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지 선정이 우선돼야 그에 따른 인프라 구축 등 추가 계획을 이행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강 실장은 이날 “어떤 부지이냐에 따라 인프라 문제나 전력, 용수 문제나 정주 여건 이런 것에 대한 판단과 기준이 굉장히 달라진다”며 “일을 시작하려면 일단 여러 측면에서 부지를 먼저 정해야겠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둘러싼 여러 논란을 진화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강 실장은 “광주 지역을 먼저 선정하는 게 시급했던 지점은 부동산이 들썩거린다는 여러 보고가 있었다”며 “빨리 부지를 확정해야만 불필요한 논란이 확대되지 않을 거라는 취지로 이 부분을 먼저 말씀드리게 됐다”고 했다. 군 공항 부지는 ‘국유지’인 만큼 강제수용에 대한 논란이 적을 것이란 점을 언급한 것도 이런 의지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 군 공항 이전이라는 ‘과제’
실제로 이 대통령은 이번 메가 프로젝트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적극 일축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일부에서) ‘왜 우리는 빠졌냐’고 항의를 하더니 같은 입으로 ‘사기다’, ‘불가능한 일이다’, ‘이벤트다’ 이렇게 주장을 한다”며 “불가능하다는 전제로 비난을 하든지 가능하다는 전제로 불균형을 지적하든지 둘 중에 하나만 하면 좋겠다”고 했다. 정치권 내부에서 이번 메가 프로젝트를 둘러싼 정치적 해석이 이어지는 것에 선을 그은 셈이다.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결심한 만큼 정부의 행정이 걸림돌로 작용해 이번 프로젝트가 동력을 잃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행정 절차 지연으로 투자 집행이 늦어지는 일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며 “절차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모든 절차를 불법이 아닌 한 병행 추진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의지를 갖고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에 힘을 싣고 있지만,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다. 광주 군 공항의 경우 전남 무안군으로 이전될 계획이었지만 세부 협상 과정에서의 갈등이 여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주민 투표라는 결정적 변수가 남아 있다는 점은 큰 문제다. 주민 투표에서 무산될 경우 전체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군 공항 이전 방안을 다각도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마냥 낙관적일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당분간 오늘과 같이 직접 주재하는 민관합동 주재회의를 매달 개최해 핵심 과제 추진 상황을 점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청와대에 중량감 있는 인사를 임명해 청와대에 전담 기구를 두고 직접 이번 프로젝트를 챙기겠다고도 했다. 해당 기구는 과제별 진도 점검과 부처 간 이견 조정 등을 총괄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현재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관련한 전반적 일정도 조속히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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