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기 상장’ 이제 어렵다…물적분할 땐 모회사 주주동의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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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뉴시스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앞으로 상장사가 자회사를 증시에 상장하는 이른바 ‘중복상장’이 한층 까다로워진다. 특히 물적분할로 설립한 자회사를 상장하려면 모회사 주주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 세부기준을 공개하고 한국거래소 규정 및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제·개정안을 예고했다.

이는 지난 3월 발표한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방안’의 후속 조치로, 오는 14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의결을 통해 이달 말 시행될 예정이다.

중복상장은 상장 모회사가 지배하는 자회사를 다시 상장하는 구조를 말한다. 그동안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돼 왔지만, 자회사 가치가 모회사와 자회사에 중복 반영되는 ‘더블카운팅’ 문제와 모회사 기업가치 훼손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상장사 간 지분보유 시가총액 비율은 11.2%로 미국(0.05%), 일본(4.0%), 중국(2.4%), 대만(2.7%)보다 높았다.

새 제도의 핵심은 모회사 이사회의 책임을 대폭 강화한 점이다. 앞으로 모회사 이사회는 자회사 상장이 일반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자사주 소각이나 현물배당 등 주주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후 주주와 소통하거나 주주동의를 확인한 뒤 최종적으로 상장 여부를 의결하고 관련 내용을 단계별로 공시해야 한다. 이 과정은 독립적인 특별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하며, 해외 거래소에 자회사를 상장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도 한층 엄격해진다. 자회사가 모회사로부터 영업과 경영 측면에서 충분한 독립성을 갖췄는지, 일반주주 보호 노력이 충분했는지를 별도로 심사한다. 자회사의 사업이 모회사에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주요 의사결정이 사실상 모회사에서 이뤄질 경우 독립성을 인정받기 어려워진다.

특히 물적분할 자회사에 대해서는 모회사 주주동의가 의무화된다. 주주동의는 상법상 감사위원 선임 방식인 ‘3%룰’을 준용해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고, 출석 주주의 과반과 전체 의결권의 4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물적분할이 아닌 일반 자회사는 주주동의를 받으면 주주 보호 노력을 이행한 것으로 인정받지만, 주주동의를 거치지 않을 경우 거래소가 개별적으로 엄격한 심사를 진행한다. 다만 매출과 영업이익, 자산이 모두 모회사 대비 10% 미만인 저비중 자회사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주주동의 의무가 면제된다.

제재도 강화된다. 모회사 이사회가 관련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자회사 상장을 추진할 경우 최대 10억원의 제재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매매거래 정지 대상이 될 수 있다. 공시 의무를 위반하면 제재금과 벌점 부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등의 조치도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이번 제도를 통해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억제하되 불가피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시장 질서를 정착시키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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