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N°5·말보로11·뉴발란스990…숫자 이름, 그 의미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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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네이밍을 가진 상품들. /각사

[마이데일리 = 이지혜 기자] 샤넬 N°5를 비롯해 말보로11, 뉴발란스530, 리바이스501 등 숫자를 담은 제품명은 그 자체로는 친숙한데도 어떤 의미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샤넬 N°5는 코코 샤넬이 1921년 조향사 에르네스트 보가 건넨 샘플 중 다섯 번째를 골라 번호를 이름으로 명명했다. 100년이 지난 지금도 향수 시장을 대표하는 상징적 제품으로 남아 있다.

최근 말보로도 신규 라인에서 숫자 네이밍을 도입했다. 한국필립모리스가 지난 달 세계 첫 선을 보인 ‘말보로 딥 블렌드 11’과 ‘말보로 딥 블렌드 23’로 두 숫자 모두 1과 자기 자신 외의 수로 나뉘지 않는 소수다. 11은 캡슐이 없는 레귤러 타입이고, 23은 캡슐을 넣어 추가 풍미로 입체적인 맛을 경험하도록 설계했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소수를 사용한 이유는 고유의 블렌드 정체성을 표현하고 프리미엄 라인으로서 기존 포트폴리오와 구분하기 위해서다”라고 소개했다.

제품 식별번호가 모델명으로 굳은 제품들. /각사

숫자 네이밍이 호기심을 자아내는 아이코닉 제품으로는 뉴발란스와 리바이스도 있다.

뉴발란스990은 1000점 만점에 990점이라는 뜻을 담았다. 보다 대중적인 574와 530은 당초 모델 번호다. 574가 가장 대중적인 클래식 스니커즈고 530은 원래 러닝화 기반이지만 최근엔 레트로한 데일리 패션화로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리바이스501은 초기에 제품을 구분하는 식별번호 성격이 강했는데 지금은 리바이스를 대표하는 모델이 됐다. 클래식한 일자 핏의 원형으로 지퍼 대신 버튼 플라이를 쓰는 전통적 디테일, 군더더기 없는 스트레이트 실루엣 등을 특징으로 한다.

리바이스 관계자는 “501은 1890년대부터 이어진 오래된 라인으로 리바이스가 청바지 브랜드로 대중 인식을 굳히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이런 역사성이 정통성과 헤리티지를 상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메종 마르지엘라도 0, 1, 4, 6, 10, 11, 22 등 번호로 라인을 구분하고 있다. 숫자 간 순서를 의도적으로 건너뛰어 신비감을 강화하고 빈 번호들은 채워지지 않은 채로 유지된다. 설명을 거부하는 숫자 체계 자체가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핵심이 된 독보적 사례다.

유통업계 전문가는 “제품명에 숫자를 전면에 내세우는 ‘넘버 네이밍’은 패션·뷰티·생활용품을 넘어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복잡한 설명 없이도 숫자 하나로 제품의 정체성과 라인 구조를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글로벌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하나의 브랜딩 방식으로 자리 잡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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