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호를 한 문장으로…'진심이었던 사람만 바보가 돼' [MD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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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 사진 = 한혁승 기자(hanf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한국 대표팀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여정은 대한축구협회장을 향해 날아든 '개껌' 소동과 함께 마무리 됐다. 이 가운데 이번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소소하게 이슈가 된 것은 JTBC 중계팀의 엔딩 선곡이었다. 경기 종료 직후 흐른 대중음악을 통해 대표팀의 상황을 직관적으로 풍자해왔기 때문이다. 환호로 시작해 야유로 끝난 엔딩곡의 변화는 홍명보 감독이 이끈 대표팀의 참패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조별리그 A조 1차전 체코전에서 2 대 1 역전승을 거두었을 때 JTBC의 엔딩곡은 '범 내려온다'였다.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한 황인범의 이름에서 착안한 선곡이었다. 그러나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어진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0 대 1로 패하자 중계팀은 크라잉넛의 '명동콜링'을 내보냈다. "보고 싶다 예쁜 그대 돌아오라"는 가사처럼, 대회 내내 이어진 대표팀의 골 결정력 부족을 꼬집은 선곡으로 풀이된다.

최소 무승부만 거둬도 32강에 직행할 수 있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3차전은 0 대 1 패배로 끝났다. 경기 직후 JTBC 중계팀은 재치 있는 풍자 대신 월드컵 공식 주제가인 'DNA'를 송출하며 선곡을 아꼈다.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침묵으로 보인다.

이후 한국 축구는 타국 경기 결과에 운명을 맡기는 '경우의 수'를 기다려야 했다. 축구 팬들은 매일 새벽 '축구 국적'을 바꿔가며 한국 팀에 도움을 줄 누군가를 기다렸다. 그러나 28일 열린 K조 최종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이 콩고민주공화국에 1 대 3으로 역전패하며 한국의 32강 진출은 최종 무산됐다.

우즈베키스탄의 패배가 확정된 직후 JTBC가 내보낸 클로징 곡은 권진아의 '진심이었던 사람만 바보가 돼'였다. 새벽까지 타국 경기를 지켜보며 기적을 바랐던 축구 팬들의 허탈한 심정을 그대로 대변한 선곡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 사진 = 한혁승 기자(hanfoto@mydaily.co.kr)

엔딩곡이 남긴 아쉬움은 대표팀의 귀국길에서 분노로 표출됐다. 조별리그 1승 2패로 탈락한 대표팀은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축구협회는 별도의 해단식이나 공식 행사를 열지 않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인력 수백여 명이 현장에 배치됐다.

새벽 시간임에도 공항을 찾은 300여 명의 팬들은 선수단이 등장하자 "홍명보 나가라", "연봉을 반납하라"며 고성과 야유를 보냈다. 뒤이어 입국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향해 한 남성이 이물질을 투척하는 소란도 발생했다.

멕시코 현지 사퇴 기자회견에서도 질의응답을 진행하지 않았던 홍명보 감독은 이날 공항에서도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공항을 빠져나갔다. "진심이었던 사람만 바보가 됐다"는 노래 제목처럼, 팬들의 상처 입은 응원만을 남긴 채 한국 축구의 2026년 월드컵 여정은 씁쓸하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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