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윤혁 기자 여야가 또다시 정면 충돌했다. 국회 ‘국무총리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인청특위)’는 30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한성숙 후보자의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를 단독 채택했다. 이에 한성숙 후보자의 부적격 등을 이유로 회의에 불참한 국민의힘 인청특위 위원들은 “국민을 무시한 의회 폭거이자, 대통령에게 바치는 충성 보고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 국민의힘 “도대체 인사청문회는 왜 했나”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인청특위원장은 30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국민의힘과) 함께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를) 합의 채택하기를 요청드렸지만, 오늘 오지 않았다. 매우 유감스럽다”며 “(보고서 채택하는) 임무를 더 이상 늦출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심사 또는 인사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지난 10일 국회에 제출된 한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처리 시한은 30일까지였다. 이에 백 위원장은 전날인 29일에도 회의를 열고 국민의힘에 합의 처리를 요청했지만, 끝내 국민의힘이 불참하면서 민주당 단독으로 보고서가 채택됐다.
이에 인청특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 일동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오늘 민주당이 채택한 것은 인사청문보고서가 아니다. 국민의 눈높이를 포기한 방탄 보고서이며, 대통령에게 바치는 충성 보고서”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어 “이것이 삼권분립 국가의 의회민주주의냐”며 민주당의 보고서 강행 처리 행태를 규탄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인사청문회가 처음부터 인준으로 결론이 정해진 ‘요식행위’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민이 무엇을 묻든, 야당이 어떤 문제를 제기하든 무조건 임명을 밀어붙이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시나리오였다”며 “도대체 인사청문회는 왜 했냐”고 따져 물었다.
지난 25~26일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됐던 각종 의혹들도 다시 꺼내들었다. 특히 한 후보자가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청문회 당시 시정을 약속했던 서울 종로구·경기 양평군 불법 건축물을 1년 가까이 방치하다 총리 지명 직후 급하게 정리한 점을 문제 삼으며 “중기부장관으로서는 뭉개도 괜찮고, 국무총리 후보자로서는 안 되는 식으로 불법에도 단계와 계층이 있냐”고 공세를 폈다.
한 후보자의 정책 역량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한 후보자가 IT·플랫폼 등 국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청문회가 ‘정책 검증’이 아닌 ‘정책 과외’처럼 흘러갔다고 주장했다. 또 중기부장관 시절 추진된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도 거론하며 공직자로서의 책임감과 공직 수행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국정 철학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공소취소 특검 등 민감한 사법 현안에 대해 한 후보자가 소신 있는 답변 대신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가 만족할 만한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정을 함께 운영하는 총리가 아닌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는 ‘대독 총리’에 머물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의혹들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인준을 밀어붙인 것은 “의회 폭거”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의석 수만 믿고 모든 것을 밀어붙이는 다수의 횡포”라며 “이럴 거면 국회는 왜 존재하냐”고 따졌다. 이어 “청문회는 대통령의 인사를 합리화하는 통과의례가 아니다.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검증 절차”라며 “그 절차를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순간 민주주의도 함께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반발과 별개로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열리는 본회의에서 한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단독으로 처리할 방침이다. 국무총리 인준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 및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는 만큼, 국민의힘의 협조가 없어도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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