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과달라하라(멕시코) 최병진 기자] 레전드들의 행보도 확연히 다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베테랑 손흥민과 전성기를 맞이한 ‘96라인’ 김민재, 황인범 등, 에이스로 거듭난 이강인까지. 황금세대라는 평가와는 무색하게 48개 출전 국 중 34위로 토너먼트 진출 마지노선인 32위 안에도 포함되지 못하면 처참한 결말을 맞이했다.
대회 중 그리고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후 한국 축구의 레전드들의 분노도 곳곳에서 전해지고 있다.
해설위원으로 멕시코 현지에서 대표팀의 경기를 지켜본 박지성과 이영표는 중계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표현했다. 박지성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3차전에 패한 후 “이미 몇 년 전 이런 결과를 예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튜브를 통한 일침도 이어졌다. 이천수, 안정환, 김영광 등은 유튜브 방송에서 팬들의 답답한 속을 긁어주는 ‘사이다 발언’을 남겼다.
영향력 있는 이들의 발언도 분명 가치는 있다. 다만 한국 축구가 지금보다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영향력이 일침으로만 그쳐서는 안 되는 시점에 도달했다.

이러한 차이를 느낄 수 있는 팀이 바로 일본이다. 일본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세계 레벨에서도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위상을 얻었다.
비록 30일(이하 한국시각) 펼쳐진 브라질과의 32강전에서 1-2로 패하며 이번에도 토너먼트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월드컵 목표를 ‘우승’이라고 밝힌 건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일본은 레전드인 하세베 마모토, 나카무라 슌스케 등이 코치진으로 합류해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과 힘을 합쳤다. 일본 축구의 소중한 자산인 이들의 경험이 자연스레 다음 세대에게 전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월드컵 최종 명단에서 낙마한 요시다 마야와 부상으로 대회에 나서지 못한 엔도 와타루도 대표팀과 동행을 하는 이색적인 행보를 통해 대표팀의 내부 결속력을 키우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도 긍정적인 작용에 대해 호평을 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대표팀 내부에서 선수단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레전드’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비단 코팅 스태프뿐 아니라 지도자나 행정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장 큰 영예를 누린 2002년 4강 신화 세대를 보면 지도자를 맡고 있는 인물은 황선홍 감독, 윤정환 감독, 차두리 감독 정도로 과거보다는 현저하게 줄어든 수치다.

행정은 더욱 부족하다. 박지성이 유스전력본부장, 이영표가 강원FC 대표이사 등을 맡기도 했으나 현재는 핵심적인 인물을 찾기가 어려운 실상이다.
물론 이들의 입장도 이해를 못 하는 건 아니다. 현재 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대한축구협회의 기조와 폐쇄적인 구조에 빨려들지 않고 외면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하지만 그 사이 한국 축구는 쇠퇴의 길에 빠졌다. 아시아 라이벌이라 칭하는 일본과의 격차는 더욱 심각하다.
작금의 한국 축구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쓴소리를 하는 ‘역할’에만 그치지 않고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소임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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