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카카오뱅크가 결국 캐피털을 품었다.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에서 제시했던 비은행 확장 전략이 선언을 넘어 실제 인수합병(M&A)으로 이어진 것이다. 인터넷은행 출범 이후 예금과 대출 중심으로 성장해온 카카오뱅크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자동차금융과 기업금융, 투자금융(IB)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마스턴캐피탈 지분 100% 인수를 추진한다고 25일 공시했다. 인수금액은 241억원으로, 마스턴캐피탈 지분 100%(500만주)를 현금 취득한다. 이는 자기자본의 0.36% 규모다.
인수 대상인 마스턴캐피탈은 2022년 마스턴투자운용과 NH투자증권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여신전문금융회사다. 리스금융과 기업금융을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카카오뱅크는 연말까지 인수 절차를 마무리해 캐피털업 라이선스와 사업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번 거래는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계획의 핵심인 ‘인오가닉(Inorganic) 성장’ 전략이 처음 현실화된 사례다. 당시 카카오뱅크는 자본 여력을 바탕으로 M&A와 지분투자를 확대하고, 캐피털 등 신규 금융 라이선스를 확보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인수 가능성을 높게 점쳐왔다.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연간 실적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연내 캐피털사 인수를 목표로 다양한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특허정보검색서비스(KIPRIS)에 ‘카뱅캐피탈’ 상표를 출원하면서 인수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은행만으로는 성장 한계…ROE 15% 위한 승부수
카카오뱅크가 캐피털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인터넷은행의 기존 성장 공식만으로는 2030년 자기자본이익률(ROE) 15%라는 밸류업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계대출은 금융당국의 총량 규제와 금리 환경 변화로 성장 여력이 제한적이다. 예대마진 중심의 수익 구조만으로는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한계가 있다. 결국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비이자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캐피털업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는 캐피털사를 최우선 M&A 대상으로 꼽은 이유도 직접 설명한 바 있다. 인수 이후 신용등급 개선을 통해 조달 비용을 낮추고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데다, 자체 신용평가모형인 ‘카뱅스코어’와 카카오T, 대출비교 서비스 등 그룹 플랫폼과의 시너지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캐피털업의 평균 ROE가 은행보다 높은 만큼 재무적 기여도 역시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권 CFO는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캐피털사는 카카오뱅크가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신용등급 개선을 통한 조달금리 인하와 그룹 플랫폼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동차금융에서 기업금융까지…‘은행의 경계’ 허문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자동차 할부금융 서비스를 시작으로 자동차금융 시장에 진출한 뒤 리스·렌털, 기업금융, 투자금융(IB)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동차금융은 가장 큰 시너지가 기대되는 분야다. 카카오T 등 그룹 플랫폼과 연계하면 차량 구매부터 할부·리스, 보험, 대출 비교, 중고차 거래까지 하나의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대면 영업 중심이던 캐피털 서비스를 모바일 기반으로 혁신하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개인금융 중심이던 사업 구조를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으로 확대해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종합 금융 플랫폼 첫 시험대
다만 캐피털업은 경기 둔화 시 기업대출과 자동차금융의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는 업권이다. 최근 여신전문금융업계 역시 조달 비용 부담과 연체율 관리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이번 인수의 성패는 단순히 캐피털사를 확보하는 데 있지 않다. 기존 캐피털사의 영업 방식을 디지털 플랫폼 중심으로 얼마나 빠르게 혁신하고, 그룹 생태계와 결합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그동안 축적한 비대면 금융 혁신 경험을 캐피털 영역으로 확대해 고객에게 새로운 금융 경험을 제공하겠다”며 “단계적인 사업 확대를 통해 플랫폼 경쟁력과 자본 효율성을 높이고 기업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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