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22대 후반기 국회가 시작한 지 20일이 지났지만, 여야의 원 구성 협상은 국회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기싸움이 이어지면서 한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내주엔 원 구성을 마무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 반환’을 고수하는 상황이라, 합의 가능성은 현재로선 미지수다. 이에 민주당 내에선 일부 상임위원장을 우선 선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 여야, 법사위원장 고수하는 이유
여야는 원 구성 협상을 지난주부터 본격화했다. 하지만 법사위원장을 두고 여야가 공전을 거듭하면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와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17일) 오후에도 회동을 갖고 원 구성에 대해 논의했지만, 법사위원장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약 30분 만에 회동은 종료됐다.
정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 양보 없는 원 구성 협상은 더 이상 진행되기 어렵다고 강하게 주장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국회의 견제·균형을 위해 법사위원장은 원내 제2당이 맡아 왔다는 관례를 강조하며 민주당에 ‘법사위원장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을 경우 법사위가 ‘정치적 상임위’가 될 것이라며 자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원내대표는 18일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을 경우) 모든 현안을 법사위에서 일을 못 하게 다 틀어막을 것”이라며 “법사위를 양보하면 저희는 일을 못 하는 무능한 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가 이처럼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은 법사위가 국회 본회의로 가는 ‘관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모든 법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심의·의결된 후 법사위에서 체계·형식과 자구에 대한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 상임위 전체회의가 열리기 위해선 위원장과 여야 간사 간의 합의가 필요하지만, 만약 위원장이 상임위 개최를 반대하면 사실상 회의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만약 법사위원장이 회의 개최를 반대할 경우 법안 통과에 시간일 걸릴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입법 속도전’을 내기 위해, 국민의힘은 ‘민주당 견제’를 위해 법사위원장을 고수하는 것이다.
이처럼 법사위원장을 둘러싼 여야의 공전이 거듭되면서 민주당이 원 구성 완료 시한으로 정했던 18일엔 상임위원장을 선출하지 못한 채 본회의가 마무리됐다.
◇ 민주당, 내주 ‘원 구성’ 마무리 방침… 합의 가능성 ‘미지수’
민주당은 이날 원 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내주까지는 무조건 원 구성을 완료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 반환을 고수하고 있어, 합의 가능성은 미지수인 상황이다.
한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을 앞으로 시간을 길게 끌어서 할 생각이 없고 날을 새서 협상하더라도 빨리 협상을 하고 성과를 내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는 생각으로 협상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주희 원내대변인도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 원 구성을 마무리 한다”는 방침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 반환’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법사위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의 ‘반성’ 메시지는 허울 좋은 대국민 기만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사위가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후반기 국회의 정상화는 난망하고, 법사위를 앞세운 이재명 정부의 입법독주도 계속될 것”이라며 “이에 국민의힘은 원 구성 협상의 대전제는 ‘법사위를 제자리로’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못 박았다.
이러한 상항에 여야의 합의로 내주까지 원 구성이 완료되는 것은 현재로선 미지수다. 이에 민주당 내에선 일부 상임위원장만 우선 선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합의가) 안 되면 일단 일은 해야 하니, 되는 데(상임위원장)부터 (선출)하든지 해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방식은 지난 22대 전반기 국회에서도 이뤄진 바 있다. 2024년 6월 10일,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우선 선출했다. 이후 같은 달 27일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상임위원장을 맡으며 원 구성이 완료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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