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코드 한 줄 몰라도 10㎞ 오픈월드 툴 개발…넥슨이 본 ‘바이브코딩’

마이데일리
김기진 넥슨코리아 레벨디자이너가 18일 경기 성남시 판교 넥슨 사옥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6)’에서 ‘바이브코딩으로 오픈월드 게임 개발용 인터랙티브 맵을 만들기까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박성규 기자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전문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는 게임 레벨디자이너가 인공지능(AI)과의 대화만으로 대규모 오픈월드 개발용 협업 도구를 개발해 화제다. 단순 시제품으로 시작한 도구는 3개월간 약 200건의 개선을 거쳐 실제 개발 현장의 핵심 기능으로 자리 잡았다.

김기진 넥슨코리아 레벨디자이너는 18일 경기 성남시 판교 넥슨 사옥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6)’에서 ‘바이브코딩으로 오픈월드 게임 개발용 인터랙티브 맵을 만들기까지’를 주제로 발표했다.

바이브코딩은 사용자가 자연어로 원하는 기능이나 결과를 설명하면 생성형 AI가 코드를 작성하고 수정하는 개발 방식이다. 전문 프로그래밍 지식이 부족한 비개발자도 AI와 대화하며 프로그램이나 도구를 만들 수 있어 최근 활용 사례가 늘고 있다.

김 디자이너가 바이브코딩으로 제작한 ‘월드맵 에디터’는 가로·세로 10㎞ 규모의 오픈월드 지형과 콘텐츠 정보를 웹에서 편집하고 팀원들과 공유할 수 있는 개발 도구다. 지도상의 위치와 관련된 노션 문서를 불러와 표시하고, 여러 층으로 구성된 공간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방대한 레벨 디자인 정보가 여러 문서에 흩어져 있어 이를 효율적으로 공유하고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구글 AI 스튜디오 등 생성형 AI 도구를 접하고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월드맵 에디터 제작에 나섰다.

김 디자이너는 “컨플루언스나 노션에 분산된 기획서 100장보다 개발 도구 하나가 더 직관적이었다”며 “내부 IP 주소만 알면 누구나 접속해 정보를 확인하고 편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기진 넥슨코리아 레벨디자이너가 18일 경기 성남시 판교 넥슨 사옥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6)’에서 ‘바이브코딩으로 오픈월드 게임 개발용 인터랙티브 맵을 만들기까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박성규 기자

개발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기능을 추가할 때마다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지만, AI가 기존 대화의 문맥과 사용 상황을 분석해 원인을 찾고 수정안을 제시했다. 도구를 처음 공개한 뒤 하루 만에 30건의 기능 수정과 업데이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김 디자이너는 바이브코딩의 핵심으로 ‘반복’을 꼽았다. 문제를 발견하고 상황을 검토한 뒤 AI에 수정을 요청하고, 결과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을 계속 거쳐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개인이 경험을 통해 체득한 자신만의 기준점이 AI로 만든 결과물의 품질을 결정한다”며 “원하는 것이 명확하면 AI는 사용자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채워준다”고 밝혔다.

월드맵 에디터는 목업 지도를 화면에 띄우는 기능에서 출발했다. 이후 약 3개월 동안 200건에 달하는 커밋을 거치며 고도화됐고, 높이 정보를 활용해 건물 내부를 층별로 확인하는 3차원 보기 기능까지 추가됐다.

김 디자이너는 바이브코딩이 프로토타입 제작에만 적합하다는 평가에도 선을 그었다. 충분한 반복 작업과 사용자의 도메인 지식이 있다면 세부적인 기능과 완성도까지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용과 토큰 관리에 대해서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사전에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용을 아끼기 위해 AI 사용 자체를 제한하기보다는 충분히 활용하면서 결과물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디자이너는 “바이브코딩은 특정 기술이나 제품이 아니라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라며 “AI 시대에는 어떻게 만드는지보다 무엇을 왜 만드는지가 중요하다. 누구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 수 있는 무언가가 있고, AI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라고 말했다.

김기진 넥슨코리아 레벨디자이너가 18일 경기 성남시 판교 넥슨 사옥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6)’에서 ‘바이브코딩으로 오픈월드 게임 개발용 인터랙티브 맵을 만들기까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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