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부실선거 논란’ 총력 대응 나선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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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참정권 수호와 제도개혁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참정권 수호와 제도개혁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선거 논란’ 수습에 힘을 쏟고 있다. 17일 토론회를 열고 선관위 개혁 방안을 논의했고, 사태 이후 처음으로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공원 개표소도 찾았다. 이처럼 민주당이 수습 총력전에 나선 것은 이번 사태의 파장이 선관위를 넘어 정부·여당까지 미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 ‘선관위 개혁’ 논의한 민주당… ‘잠실 개표소’ 방문도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국민참정권 수호와 제도개혁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선관위 개혁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토론회에서 지방선거 당시 전국 91곳의 투표장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했고, 26곳에서 투표가 멈췄다는 점을 언급하며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해 부정선거가 아닌 부실선거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관리실패와 조작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다. 이에 한 원내대표는 “이를 뒤섞는 순간, 정작 고쳐야 할 진짜 병은 놓치고 음모론의 늪에 빠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관위의 독립성은 부정선거 아픔 위에 세운 권력의 외풍을 막는 방패다. 물론 감시도 견제도 없는 성역이 돼선 안 된다”며 “독립성만으론 부족하다. 이번 사태가 뼈아프게 일깨운 건 역량의 문제다. 위기가 닥쳤을 때 신속히 대응하는 힘이 선관위에 없었다”고 비판했다.

선관위를 향한 질타는 학계에서도 이어졌다. 발제에 나선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선관위가 선제 대응에 실패하고, 상황에 떠밀린 사과를 반복하는 등 정무 감각이 부족했던 것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선 선관위 개혁과 관련해 개헌보다 현행 헌법의 틀에서 선관위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제도개선을 모색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선관위의 독립성을 유지해야 하고, 개헌의 경우 정치권의 합의가 필요해 쉽지 않다는 현실성을 반영한 것이다.

이러한 의견을 제안한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선관위의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선관위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교수는 △독립적 선거관리평가위원회 설치 △정보공개 및 설명의무 확대 △국회에 대한 정기보고 및 청문 절차 제도화 △선거사고 보고 및 재발방지 의무 법제화 등을 제시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토론회를 열고 선관위 개혁 방안을 논의한 가운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처음으로 원내지도부 등 일부 의원들이 잠실 올림픽공원 개표소를 찾기도 했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13일 차에 접어든 상황에서의 방문이었다.

천준호, 임오경,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7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다 시위대의 항의를 받고 발길을 돌리고 있다. / 뉴시스
천준호, 임오경,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7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다 시위대의 항의를 받고 발길을 돌리고 있다. / 뉴시스

천준호·전용기 원내수석부대표와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인 임오경 의원은 유승민 대한체육회장과 함께 개표소로 지정된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을 찾았다. 하지만 시위대의 반발로 내부 진입은 불발됐고, 방문한 지 약 15분 만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천 원내수석은 현장을 떠나기 전 시위대를 향해 “국민의 참정권을 지키겠다는 여러분의 목소리는 존중한다. 하지만 체육회의 활동은 보장돼야 한다”며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오는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국정조사 계획서가 여야 합의로 채택되는 점을 언급하며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선관위의 ‘부실선거 논란’과 관련해 총력 대응에 나선 것은 사태 파장이 선관위를 넘어 정부·여당까지 미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여론조사엔 민주당의 지지율이 국민의힘 지지율과 역전됐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는데, 이를 두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당내에서조차 당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언주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과 집권 여당인 우리 민주당의 지지율이 선거 직후 며칠 사이에 곤두박질친 가장 큰 이유는 지방선거 직후 드러난 선거 관리의 총체적 부실 문제, 특히 선관위의 거의 부정부패에 이를 정도의 총체적 부실 문제와 헌법상 국민참정권이 짓밟힌 데 대한 전국민적 분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문제를 누구보다도 가장 신속하고 예민하게 대응했어야 할 집권여당으로서 여전히 미온적”이라고 꼬집었다. 당이 선관위 개혁과 참정권 보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는데, 당권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취지의 지적이었다.

한편 민주당은 부실선거 논란 수습에 힘을 쏟으면서도 국민의힘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선거소청’ 제기에 대해선 연일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당장 국정조사를 시작해도 모자랄 판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광기와 망상, 부정선거 선동에 혈안이 돼 있다”며 “당내 의견 수렴은커녕 국민 상식에 완전히 배치되는 온갖 음모론을 갖다 붙이면서 혹세무민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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