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매물마다 등장한 교보생명…신창재, ‘지주사 마지막 퍼즐’ 맞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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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 /그래픽=정수미 기자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교보생명이 최근 보험업 인수·합병(M&A)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 SBI저축은행 인수를 마무리한 데 이어 KDB생명 예비입찰에 참여하고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 실사에도 착수하면서다. 업계에서는 신창재 회장의 오랜 과제로 꼽히는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삼정KPMG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예별손보 인수를 위한 회계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KDB생명 매각 예비입찰에도 참여했다.

앞서 교보생명은 올해 4월 SBI홀딩스로부터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추가 취득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시장에서는 저축은행 인수에 이어 보험사 M&A까지 검토하는 일련의 행보를 금융지주 체제 구축 작업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교보생명은 국내 생명보험업계 ‘빅3’ 가운데 하나지만 사업 포트폴리오는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교보증권과 자산운용, 신탁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으나 손해보험 계열사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

특히 교보생명은 지난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과의 풋옵션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금융지주 전환의 걸림돌로 꼽혔던 대주주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는 평가다.

◇생보사보다 손보사…예별손보에 쏠리는 시선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KDB생명보다 예별손보에 더 큰 전략적 가치를 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KDB생명은 자산 규모가 16조원대에 달하는 생명보험사다. 인수 시 자산 확대와 영업조직 확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교보생명 역시 생명보험사를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반면 예별손보는 교보생명이 오랫동안 확보하지 못했던 손해보험 라이선스를 얻을 수 있는 매물이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아우르는 사업 구조를 갖출 수 있고 고객 기반도 확대할 수 있다. 금융지주 체제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전략적 의미가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교보생명은 과거 AXA손해보험, MG손해보험,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등의 인수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업계 안팎에서는 손보 포트폴리오 부재가 교보생명의 대표적인 약점으로 지목돼 왔다.

물론 부담도 적지 않다. 올해 1분기 기준 예별손보의 자본총계는 -4874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지급여력(K-ICS) 비율도 경과조치 후 기준 -15.3%에 그쳐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30%를 크게 밑돈다.

그럼에도 인수전 열기가 이어지는 것은 예금보험공사의 지원 가능성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예보가 매각 성사를 위해 최대 1조원 이상 규모의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적자금 지원이 현실화할 경우 예별손보의 재무 부담도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금은 충분하지만…보험업법 규제도 변수

교보생명 주요 재무 및 투자한도. /AI 생성 이미지

교보생명의 자금 여력은 충분한 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1063억원에 달한다.

다만 자금력이 곧바로 추가 인수 여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보험업법상 계열사·자회사 투자 한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회사가 대주주와 자회사 등이 발행한 주식·채권을 보유할 수 있는 한도를 자기자본의 60% 또는 총자산의 3% 가운데 낮은 금액으로 제한하고 있다.

교보생명의 올해 1분기 기준 총자산은 148조5556억원으로, 현행 규정을 적용하면 대주주·자회사 등에 대한 투자 한도는 약 4조4600억원 수준이다.

문제는 이미 투자 여력이 상당 부분 사용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타법인 출자 장부가액은 2조8796억원이다. 여기에 SBI저축은행 인수에 투입한 약 9000억원을 더하면 자회사 투자 규모는 3조7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단순 계산하면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투자 한도는 70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KDB생명이나 롯데손해보험 같은 대형 매물보다 인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예금보험공사의 지원이 예정된 예별손보에 더 무게를 둘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비입찰과 인수는 별개…결국 '완주 의지'가 관건

다만 예비입찰 흥행이 실제 인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KDB생명은 이번이 일곱 번째 매각 시도다. 예별손보 역시 MG손보 시절부터 여러 차례 매각이 무산됐다. 예비입찰 단계에서는 정보 확인이나 시장 탐색 차원의 참여도 적지 않은 만큼 실제 인수 의지는 본입찰에서 확인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교보생명 역시 무리한 베팅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인수 자체보다 인수 이후 필요한 자본 확충 부담과 지급여력비율 관리가 더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M&A 행보는 금융지주 전환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며 “다만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서는 자회사 지분 구조 재편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아 추진 속도는 시장 기대보다 더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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