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윤혁 기자 6·3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 안팎에서 장동혁 대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그간 장 대표와 각을 세워오던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은 물론 중진의원들까지 장 대표의 거취 표명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다만 장 대표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 침묵을 이어가는 반면,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개표소 시위에 힘을 싣는 등 대외 투쟁에 집중하며 사실상 사퇴 의사가 없음을 내비치고 있다.
◇ 장동혁 “제 거취 말하는 분들은 올림픽공원 나가봐라”
장동혁 대표를 둘러싼 ‘리더십 위기론’은 이번 선거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선거 국면 내내 공천 내홍으로 인한 내부 분열 및 당 후보들의 ‘장동혁 패싱’ 현상이 이어졌고, 그 결과 지난 4월에는 창당 이후 최저치인 15%의 정당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을 더불어민주당에 내주자 당내에서 ‘장동혁 책임론’이 급속히 확산됐다.
다만 장 대표는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상황이 어려웠던 이번 선거였지만, 우리는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며 선거 결과를 ‘선방’으로 평가했다. 이어 “저에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을 외면하지 않고 당원들과 함께 우리가 나아갈 새 길을 찾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송언석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하고, 정점식 정책위의장도 원내대표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서 지도부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하지만 장 대표는 지난 4~5일 연이틀 열린 의원총회에 모두 불참하며 자신의 거취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 중이다. 이에 당내에서는 장 대표가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는 불편한 자리를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신 장 대표는 자신을 향한 책임론보다 외부 이슈를 부각하며 지지층 결집을 꾀하고 있다. 그는 7일 기자회견에서 향후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거취 관련 말씀하시는 분들은 다시 한번 올림픽공원에 나가보실 것을 권해드린다”며 즉답을 피했다. 최근 급속히 확산 중인 잠실개표소 시위를 적극 언급하며 대여 공세에 집중하는 한편, 당내에서 제기되는 책임론에는 거리를 둔 것이다.
하지만 당내 의원들의 사퇴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지난 5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장 대표는) 물러나야 한다”며 “의원들 대부분이 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두려움 때문에) 공개적으로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상훈 의원도 페이스북에 “장동혁 지도부가 황당 제명한 한동훈 전 대표의 의회 입성은 합리적 보수재건의 신호탄”이라며 “당 지도부는 거취를 속히 정해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오는 10일 새로 선출될 원내대표는 장 대표에게 또 다른 변수다.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4선 김도읍 의원은 8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통상 선거에 패배한 지도부는 거취 표명을 해왔다. 그게 상식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장 대표의 입장 표명을 압박했다. 또 “많은 의원을 만나보고 있는데 장 대표 책임론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이 없는 것 같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가 자진 사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장 대표 스스로가 이번 선거 결과를 ‘참패’가 아닌 ‘선방’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회 후반기를 앞두고 상임위원회 배분 문제와 ‘조작기소 특검’,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여야 충돌이 예상되는 현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장 대표가 이를 당내 결집의 계기로 활용하며 대표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로 장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진보 진영 인사의 막말 논란, 민생 경제 및 환율 문제 등 대여 공세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거취에 대한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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