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월드컵 특수’의 무게중심이 치킨·호프에서 편의점 간편식으로 옮겨갈 조짐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2026 북중미 월드컵 한국 대표팀 조별리그 경기가 모두 오전 시간대에 열리면서 유통·외식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치킨과 맥주 중심의 야간 응원 수요는 예년보다 힘을 받기 어려운 반면, 편의점은 즉석치킨·피자·커피·간편 안주 등을 앞세워 오전 경기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이번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는 △12일 오전 11시 체코전 △19일 오전 10시 멕시코전 △25일 오전 10시 남아프리카공화국전이다. 3경기 모두 평일 오전 시간대에 열린다.
업계에서는 이번 월드컵이 출근·등교 이후 시간대와 겹치면서 기존 월드컵 응원 수요가 예년보다 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직장인과 학생이 회사나 학교에 머무는 시간대인 만큼, 치킨과 맥주를 주문해 장시간 경기를 시청하는 소비 패턴이 나타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월드컵은 치킨·피자·호프·배달앱 업계의 대표적인 단기 특수로 꼽혔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한국전은 밤 10시부터 자정, 새벽 시간대에 집중됐다. 퇴근 후 가족이나 지인과 모여 치킨과 맥주를 주문하는 수요가 몰리면서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와 배달 플랫폼이 경기일마다 매출 증가 효과를 누렸다.
실제로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치킨 프랜차이즈 bhc 매출은 한국-우루과이전 당일 직전 한 달 대비 200%, 한국-가나전 당일 297%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한국전 3경기는 모두 평일 오전 10~11시에 열린다. 가정에서 배달 음식을 주문해 여럿이 모여 응원하기보다, 출근 이후 사무실이나 학교 주변에서 간단히 먹고 마시며 경기를 보는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관전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평일 오전 경기인 만큼 TV 앞에 모여 장시간 시청하기보다 모바일 중계나 사무실 내 소규모 시청으로 흩어질 가능성이 크다.
월드컵을 향한 관심이 예전만큼 뜨겁지 않다는 점도 변수다. 최근 축구협회를 둘러싼 논란으로 축구계에 대한 피로감이 커졌고, 대표팀 경기를 향한 대중적 관심도 과거 월드컵만 못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국내 TV 중계 환경도 이전과 다르다. 이번 대회는 JTBC와 KBS 중심으로 중계될 예정이어서, 지상파 3사와 주요 방송사가 대거 중계 경쟁에 나섰던 과거 월드컵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편의점업계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출근길과 사무실 수요를 겨냥해 즉석조리 상품과 간편식 할인 행사를 확대하고 있다. 가까운 매장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 오전 경기 시간대와 맞물릴 것으로 본 것이다.
CU는 월드컵 경기 일정에 맞춰 즉석 후라이드 행사를 진행한다. 6월 한 달 동안 닭다리 순살꼬치, 휴게소 소시지바, 통새우꼬치, 핫도그 등 즉석 후라이드 20여종을 대상으로 할인 및 증정 행사를 전개한다. 후라이드치킨, 한입쏙쏙 핑거치킨, 자이언트 순살 치킨 등 3종은 국가대표 경기 전후 총 3일간 3000원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GS25도 6월 한 달과 한국 경기 일정에 맞춰 치킨·피자·맥주·안주 중심의 할인 행사를 마련했다. 치킨은 경기 전날 오후 8시부터 경기 당일까지 주문조리 메뉴 3종인 순살후라이드, 통모짜치즈치킨, 한마리후라이드치킨에 대해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국가대표 경기 당일인 12일과 19일에는 고피자 2판 이상 구매 시 40%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25일에는 할인 폭을 50%까지 확대한다.
맥주와 안주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GS25는 6월 한 달간 국민·신한카드 결제 고객을 대상으로 데스페라도스와 데이지라거 등 인기 맥주 7종에 대해 ‘6캔·1만2000원’ 행사를 진행한다. 카카오페이로 맥주 번들 상품을 구매할 경우 20% 페이백 혜택도 제공한다.
세븐일레븐도 즉석치킨 할인 프로모션을 온오프라인에서 진행하며 월드컵 수요 잡기에 나섰다.
오전 경기에서 편의점이 주목받은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한국-러시아전은 6월 18일 오전 7시에 열렸다. 출근길 시간대와 거리 응원 수요가 맞물리면서 편의점 간편식과 음료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편의점업계는 삼각김밥, 도시락, 샌드위치, 커피, 생수, 에너지음료 등 출근길에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중심으로 매출 증가 효과를 봤다. 오전 경기에서는 치킨과 맥주보다 이동 중 구매가 쉬운 간편식과 음료가 소비자 선택을 받았던 셈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이번 월드컵은 경기 시간이 오전대에 몰려 있어 우려도 있지만, 편의점 입장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요인이 있다”며 “간단한 식사나 간식, 수입맥주, 즉석치킨 등을 가까운 점포에서 바로 구매하려는 수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