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BMW X1은 설명이 쉬운 모델처럼 보인다. BMW SUV 라인업의 막내, 프리미엄 콤팩트 SUV, 도심형 스포츠 액티비티 비히클(Sport Activity Vehicle, SAV). 수식어만 놓고 보면 크지 않은 차체와 브랜드 배지를 앞세운 막내 SUV로 정리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X1은 그보다 조금 더 복잡한 위치에 서 있다. 차급은 콤팩트지만, 소비자가 이 차에 기대하는 기준은 결코 작지 않다. BMW라는 이름이 주는 주행감, SUV로서의 활용성,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실내 완성도, 일상에서의 편의장비까지 모두 요구받는다. 크기만 작을 뿐 평가 기준은 상위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BMW X1 xDrive20i M 스포츠 패키지'다. BMW가 강조하는 표현을 빌리면 '다재다능한 프리미엄 콤팩트 SUV', '프리미엄 콤팩트 SAV의 기준'을 겨냥한 모델이다. 시장에서도 존재감은 작지 않다. BMW X1 시리즈는 전기차 iX1을 포함해 지난해 국내에서 3097대가 판매됐다. 이 숫자는 프리미엄 콤팩트 SUV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기준이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제 이 차급의 소비자는 단지 작은 차를 원해서 X1을 고르지 않는다. 부담 없는 크기 안에 BMW의 주행 감각과 SUV의 실용성, 최신 편의장비까지 얼마나 설득력 있게 담겼는지를 본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X1에서 확인하고 싶었던 것도 이 지점이었다. 시승을 마친 뒤 남은 인상은 분명했다. X1은 막내라는 이유로 가볍게 만들어진 차가 아니었다.
◆작아 보이지 않는 차체·최신 BMW 문법의 실내
외관에서 가장 먼저 드러나는 건 차체의 자세다. X1은 콤팩트 SUV지만, 실제로 보면 예상보다 당당하다. 긴 루프라인과 매끈하게 정리된 차체 패널이 차를 작게 보이지 않게 만든다. 전면부는 일체형 키드니 그릴과 어댑티브 LED 헤드라이트가 중심을 잡고, ㄱ자형 주간주행등이 얼굴에 또렷한 인상을 남긴다.
막내 SUV라고 해서 귀엽거나 얌전한 방향으로 가지 않았다. M 스포츠 패키지 특유의 범퍼 디자인과 후면부의 대형 디퓨저도 같은 맥락이다. 과한 장식으로 차를 키워 보이게 만들기보다, 선과 면을 정리해 존재감을 만들었다. 액티브 에어 플랩 컨트롤과 히든 타입 도어 핸들을 적용해 공기저항계수는 0.26Cd까지 낮췄고, 옆모습도 한층 간결하게 다듬었다.
실내는 최신 BMW의 방향을 따른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7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이어진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중심을 잡고,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더해져 운전 중 필요한 정보는 시야 안에서 자연스럽게 확인된다. 플로팅 타입 암레스트와 새롭게 디자인된 기어 셀렉터도 실내 분위기를 바꿔놓는다. 물리 버튼은 줄고 터치 조작 비중은 높아졌지만, 전체적으로는 실내가 훨씬 단정해졌다.

공간 활용성도 X1의 강점이다. 앞좌석은 마사지 기능이 포함된 액티브 스포츠 시트가 적용됐고, 뒷좌석은 등받이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적재공간은 기본 540ℓ, 2열 등받이를 모두 접으면 최대 1600ℓ까지 확장된다. 트렁크 입구가 넓고 바닥도 반듯해 일상 짐부터 여행용 캐리어까지 싣기 편하다.
◆과시보다 안정감으로 남은 xDrive·섀시 기술
X1 xDrive20i에는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0.6㎏·m를 내는 BMW 트윈파워 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고, 여기에 7단 스텝트로닉 자동변속기와 지능형 사륜구동 시스템 xDrive가 조화를 이뤘다.
출발은 경쾌하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차가 머뭇거리며 반응을 고르는 느낌은 적다. 204마력이라는 수치가 고성능을 말하는 숫자는 아니지만, X1의 차체를 움직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도심에서는 낮은 회전수에서 토크가 빠르게 올라오고, 속도를 붙이는 과정도 매끄럽다.
7단 변속기는 일상주행에서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다. 출발과 저속 구간에서는 부드럽게 이어지고, 속도를 높일 때는 필요한 만큼 기어를 내려 엔진 회전을 끌어올린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반응이 조금 더 또렷해지지만, X1의 성격은 운전자를 강하게 자극하는 쪽보다 일상에서 부담 없이 다루는 쪽에 더 잘 맞는다.
BMW가 강조하는 xDrive는 실제 주행에서 과시적인 장비라기보다 안정감을 만드는 기술로 체감됐다. 코너 진입 전후로 속도를 조절하며 스티어링 휠을 감아보면, 차체가 흐트러지는 느낌이 크지 않다. 구동력이 앞뒤로 자연스럽게 배분되면서 노면을 붙잡고 나가는 감각이 남는다.

전날 비가 왔던 것을 감안하면, 노면 상태가 완전히 균일하지 않은 구간에서 xDrive의 장점은 더 분명했다. 운전자가 특별히 시스템의 개입을 의식하지 않아도 차가 자세를 정리한다. SUV 차체 특유의 높이를 감안하면 꽤 안정적인 움직임이다.
액추에이터 휠 슬립 제한장치(ARB)도 같은 방향에서 작동한다. BMW는 이 장치가 휠 슬립을 즉각적으로 제어해 가속과 코너링 상황에서 차체 움직임을 정교하게 만든다고 설명한다. 실제 시승 중 급가속이나 코너 탈출 상황에서 앞쪽이 헛도는 느낌은 거의 없었다. 노면을 움켜쥐고 힘을 전달하는 과정이 빠르고 깔끔했다.
M 스포츠 패키지에 적용된 어댑티브 M 서스펜션은 X1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승차감은 단단한 편이다. 요철을 완전히 지워내는 부드러운 SUV와는 다르다. 대신 차체가 불필요하게 출렁이지 않는다. 도심의 포장 상태가 좋지 않은 구간에서는 노면 정보가 비교적 선명하게 올라오지만, 불쾌한 충격으로 번지지는 않는다.
고속으로 올라갈수록 장점은 더 살아난다. 속도를 높여도 차체가 가볍게 떠오르지 않고, 차선 변경 때도 자세가 빠르게 정리된다. 스티어링 휠을 돌렸을 때 앞머리가 비교적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뒤쪽 차체도 한 박자 늦게 따라오는 느낌이 적다. BMW다운 주행감은 거창한 배기음이나 압도적인 출력보다 이런 차체 반응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물론 모든 운전자에게 편한 승차감으로 받아들여질지는 다를 수 있다. 노면을 부드럽게 타고 넘는 안락함을 우선한다면 다소 단단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반대로 운전대를 잡았을 때 차체 반응이 분명한 SUV를 원한다면 X1의 세팅은 꽤 설득력 있다.
운전자보조 시스템과 주차 편의장비도 일상에서 힘을 보탠다. X1 xDrive20i M 스포츠 패키지에는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적용돼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보조, 차선 변경 보조 등을 지원한다.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는 전면·후면·평행 주차와 서라운드 뷰를 제공하고, 후진 어시스턴트는 좁은 진입로에서 차가 온 길을 되짚어 빠져나올 수 있게 돕는다. 화려한 기능이라기보다 도심형 SUV에 필요한 현실적인 편의다.
*마무리하며
BMW X1 xDrive20i M 스포츠 패키지는 극적인 차는 아니다. 압도적인 출력으로 운전자를 몰아붙이지도 않고, 실내를 과하게 화려하게 꾸며 시선을 붙잡으려 하지도 않는다. 대신 일상에서 자주 쓰는 영역을 촘촘하게 채운다. 도심에서는 다루기 쉽고, 고속도로에서는 안정적이며, 코너에서는 BMW다운 반응을 남긴다.
터치 중심으로 바뀐 실내 조작계는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단단한 하체 세팅은 부드러운 승차감을 원하는 운전자에게 호불호가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X1은 단순한 소형 SUV로 정리되지 않는다. 차체는 부담 없고, 실내는 최신 BMW답게 정돈됐으며, 주행감은 브랜드의 기본기를 잃지 않았다. BMW 배지를 단 작은 SUV가 아니라, 지금의 시장에서 BMW가 제안하는 영리한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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