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솔직히 말하면 공이 글러브에 들어왔어요.”
이정후(28,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솔직하게 고백했다. 지난 3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서 선보인 기 막힌 슬라이딩 캐치가 사실은 행운이었다고 했다.

샌프란시스코가 3-1로 앞선 5회말 2사 2,3루였다. 콜로라도 트로이 존스턴의 타구가 우중간으로 날아갔다. 발사각기 17도밖에 안 될 정도로 탄도가 낮았다. 외야수가 노 바운드로 캐치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때 우익수 이정후가 과감하게 예측 수비를 했다. 번개처럼 달려와 낙구지점을 예상하고 미리 슬라이딩을 시도했다. 그리고 글러브를 뻗었고, 타구가 쏙 들어갔다. 엄청난 호수비였다. 4회말 자신의 키를 넘어가는 듯한 타구를 뒤돌아서 잡고 펜스를 짚은 수비보다 1~2단계 위의 레벨이었다.
그런데 지난달 31일 MLB.com에 내놓은 이정후의 반응은 의외였다. 그는 “공을 살짝 봤는데 운 좋게 잡을 수 있었다”라고 했다. 마지막까지 타구를 정확하게 보고 잡은 게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 포구 당시 누워있다시피 했기 때문에 타구를 정확히 못 봤을 수 있다. 이정후는 “솔직히 말하면 공이 글러브에 들어왔다”라고 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9회말에만 홈런 두 방을 맞고 충격의 6-8 대역전패를 당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두 번째로 4안타 경기를 치르며 최고의 복귀전을 치렀다. 그러나 팀은 31일 경기서도 패배하면서 5연패에 빠졌다. 이제 1일 3연전 마지막 경기마저 지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로 추락한다.
그래도 이정후의 복귀 및 활약은 샌프란시스코에 작은 위안이 된다. 이정후는 31일 경기서도 2안타를 쳤다. 복귀 후 2경기서 9타수 6안타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제 시즌 타율을 0.287까지 끌어올렸다. 어느덧 내셔널리그 타율 17위다.
이정후는 6월에도 이런 흐름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강행군인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타격감을 꾸준히 이어가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긴 하다. 그러나 고액연봉자의 책임감으로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가는 게 도리다.

토니 바이텔로 감독은 “이정후는 타석에서 정말 편안해 보였다. 첫 스윙에선 복귀전을 치르는 게 얼마나 불안했는지 알 수 있었지만, 복귀해 활동하는 모습을 보니 재밌었다. 그는 자신의 모습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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